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에는 이른 시점인 만큼 3분기 이후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
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2차전지 종목을 추종해 집계하는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이달 들어 2거래일간 누적 4.87% 올랐다. 지난달 6.53% 오르며 3%대 하락한 코스피와 4%대 내린 코스닥 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데 이어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덕분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달 말 시가총액 90조원대를 회복했으며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알테오젠(196170)에 내준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테마의 강세 배경으로 △가시권에 들어온 금리 이하 △유럽 연합의 2025년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 약세에 따른 수급 유입 등을 꼽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3분기를 저점으로 추세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전기차 시장에 우호적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는 점도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해리스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지지율이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피격 직후 ‘트럼프 트레이드’로 주가가 폭락한 대표적인 섹터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해리스 후보와 민주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전기차 및 2차전지 관련 기업의 보조금 수혜 가시성이 최소 4년에서 최대 8년까지 확보된다”며 “미국 금리 인하와 더불어 2차전지 산업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구축될 것”이라 전망했다.
△추세 반전인가, 반짝 반등인가…증권가 분석은
2차전지 테마주가 호재 속 반등에 성공했으나 부정적 시선도 여전하다. 업황 둔화의 원인을 고금리 때문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리 인하가 업황 회복을 이끌 재료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유럽연합의 이산화탄소 규제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는데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에서의 해리스 승리를 가정한 주가 급등을 이성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유럽연합의 규제 호재로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했으나 다소 과도한 기대감 반영으로 판단된다”며 “2차전지의 업황 둔화는 금리나 트럼프 이슈보다는 소비자 선호가 하이브리드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내년 전기차 판매량 증가는 11%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중국 배터리 업체의 신공장 가동에 따른 경쟁 강도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차전지 관련주가 서서히 반등 시점을 잡아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눈높이가 대폭 낮아진 만큼 업황 개선으로 해석될 만한 포인트가 나온다면 재상승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주가의 바닥은 중장기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면서도 “아직도 관련 기업들은 내년 이후 뚜렷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내년 전기차 시장 성장률 회복에도 불구하고 양극재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컨센서스가 추가 하향 조정될 여지가 높다면 주가 역시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회복과 별개로 하반기 실적 반등이 가능한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 전기차 판매량의 회복이 아직 보이지 않은 만큼 배터리 수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2차전지 섹터의 비중 확대를 위해서는 유의미한 판매량 데이터 반등 확인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