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를 흔들고 있다. 올들어 주식시장에선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를 31번 발동했다. 거래 전체를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도 5차례나 있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6월에 경보음이 집중적으로 울렸다. 이 상품을 도입한 지 5주가 지났다. 부작용을 점검하고 안전장치를 보완해야 한다.
원래 이 상품은 환율 안정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당국은 서학개미를 국내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고민했다. 뉴욕 증시엔 테슬라, 엔비디아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활발하다. 서학개미들도 주요 투자자로 꼽힌다. 금융 당국은 4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5월 하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허용했다. 6월 한 달 간 14종의 거래대금은 212조원에 달해 과열 양상을 빚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환율 안정 효과는 무위에 그치고, 되레 시장 불안만 부채질한 꼴이 됐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두 배 추종한다. 주가가 1% 오르면 2% 이익, 1% 내리면 2% 손해를 보는 구조다. 레버리지 즉 지렛대를 이용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면 ‘음의 복리’ 때문에 손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중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ETF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16년 전에 도입된 코스피·코스닥 지수형은 시장에 정착했다. 하지만 단일종목형은 달랐다. 삼전·닉스 두 회사가 한국 증시를 좌우하는 현실에서 초단기 매매는 널뛰기 장세를 부추긴다. 금융 당국은 이달 중순 자산운용사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한다. 기초자산 대상 종목을 다른 대형사로 넓혀 쏠림을 완화하고, 투자자 기본예탁금(1000만원)과 사전교육(2시간)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