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모친이자 사조·푸른그룹 명예회장인 이일향 여사가 별세했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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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89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은관 서훈을 받은 시조계 거장 이설주 시인의 딸이기도 하다. 이설주 시인을 기리고 한국 현대 시문학과 시조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2011년 ‘이설주문학상’이 제정됐다.
이 여사는 지난 1979년 주인용 선대회장와 갑작스럽게 사별한 후 부친의 백수인 정완영 선생으로부터 시조를 배우면서 그리움과 상실감을 극복했다. 지난 1983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하며 시조시인의 길을 걷었다. 저서로는 ‘지환을 끼고’ ‘밀물과 썰물 사이’ ‘석일당시초’ ‘시간 속에서’ 등 15권이 있다.
그는 1989년 중앙일보가 주최한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으로 첫 수상했으며 ‘윤동주문학상’ 우수상, 노산문학상, 정운 이영도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이설주문학상, 한국카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1992년 ‘신사임당상’에 추대됐고, 최신작 ‘노래는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다’는 2017년 구상문학상 본상을 받았다.
이 여사는 삶에 대한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과 사랑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조문학계 큰 어른’으로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여성시조문학회 회장 등도 역임했다.
고인은 사조산업 이사, 명예회장에 오르는 등 사조산업 경영에도 참여했다. 특히 1983년 남편인 주인용 창업주의 뜻을 이어 남편의 아호를 딴 ‘취암장학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아 인재양성과 교육발전에 헌신했다. 이후 대구가톨릭대학교에 매년 장학금 1억원을 전달하는 등 장학 사업에 힘썼다.
유족은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 주영주 전 이화여대 교수, 주연아, 주안나 등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5시50분이며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천주교용인공원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