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한진칼은 워스트레이팅 조사 대상 기업 중 상향 조정 의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4회 SRE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176명 중 23명(13.1%)이 현재 등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대한항공·한진칼에 투표한 23명 중 22명이 현재 등급 대비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앞서 대한항공·한진칼은 지난 30회 SRE에서 워스트레이팅 5위에 오른 바 있다. 이후 △31회 8위 △32회 13위 △33회 26위 등으로 순위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올해 진행된 34회 SRE에서 다시 순위가 상승해 10위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최근 실적 호조세와 견조한 이익창출력 그리고 축적된 재무완충력을 반영한다면 신용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크레딧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았다.
한편 SRE 조사기간 이후인 지난 10월 말 신용평가 3사는 일제히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상향했다. 대한항공이 A급 신용도를 되찾은 건 2015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했다. 같은 달 30일 NICE신용평가도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대한항공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과도기임에도 불구하고 여객 사업 회복을 통해 우수한 실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기평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다수 글로벌 항공사들이 손실을 기록했지만 대한항공은 지난 2021~2022년 연평균 2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기평은 “리오프닝기에 들어서는 여행수요 확대로 팬데믹 이전 레벨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대한항공의 ‘양호한 실적 유지 여부’와 ‘중장기 사업역량 개선 수준’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국제여객 수요의 지속적인 회복 여부와 항공시장 공급량 증가 추이 등을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NICE신평은 “화물 시황 둔화 등 비우호적 매크로환경 지속에도 견조한 국제 여객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우수한 이익창출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여객부문 실적 회복을 기반으로 양호한 이익창출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자회사의 신용도 상승이 반영되면서 모회사인 한진칼의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됐다. 한기평과 한신평은 한진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한진칼의 신용도는 주력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신용도에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며 “대한항공이 양호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진칼의 지배력 및 자체 재무부담 수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