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는 미국암학회(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과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최대 규모의 연례 학술대회로 매년 전 세계 전문의, 다국적 제약사, 애널리스트 등이 대거 참석해 참여 기업의 임상 결과에 따른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이뤄진다.
이번 ESMO에는 국내 기업 중 HLB(028300), 셀트리온(068270), 제넥신(09570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네오이뮨텍(950220), 에이비온(203400), 엔케이맥스(182400) 등이 참여한다. 이들 주가는 최근 ESMO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7년 승인된 넥사바 이후 2018년 렌비마, 2020년 아바스틴+티센트릭만 현재까지 신약허가를 받았으며, 키트루다, 옵디보, 카보메틱스 등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은 이미 1차 치료제 개발에서 고배를 마셨다.
반면 HLB의 리보세라닙 조합은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 13개국에서 진행된 3상 임상 결과 넥사바를 대조군으로 통계적 유효성을 충족해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ESMO 발표 기업 중 가장 관심이 높다는 평가다. 실제 리보세라닙 임상 결과는 현지시간 기준 10일 오전 8시40분(한국시간 오후 3시40분) 진행되는 위장, 소화기관 관련 오프닝 세션에서 임상에 실패한 키트루다+렌비마 임상 결과에 이어 성공 사례로 발표 될 예정이다.
HLB 주가는 ESMO 발표 기대감이 반영되며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약 3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 후 일시 하락했던 주가는 전날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14% 오른 4만93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29일 하루만 빼놓고 5일동안 상승했다.
이번 리보세라닙 발표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분은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이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해 신약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지만 넥사바 이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치료제인 아바스틴+티센트릭의 OS까지 넘어설지 여부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두 임상은 별도로 진행돼 비교하긴 어렵지만 두 병용약물 모두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환자 생존기간 등에 대한 결과값이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아바스틴+티센트릭의 3상 결과 OS는 19.2개월로 대조군인 넥사바 13.4개월 대비 월등히 높은 값을 보였다.
리보세라닙이 아바스틴 조합의 결과를 넘어서 신약허가를 받는다면 경구용 제제라는 복용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등 까지 더해져 간암 1차 치료제 분야에서 ‘Best-in-Class’ 항암제로 평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며 대표적 성장주인 바이오 관련 주가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최대 암학회인 ESMO 일정이 가까워지며 저평가된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가치에 다시 한번 이목이 쏠리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모인 학회에서 신약 성공 기대감이 부각될 경우 K-바이오 산업 전체에 훈풍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보세라닙 간암 임상 결과 논문 초록은 현지시간 8일 오전 12시5분(한국시간 오전 7시5분)에 공개된다. HLB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 전 사전협의(Pre-NDA) 미팅 신청을 마치는 등 학회 결과 발표와 별도로 신약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