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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5일 정부의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2주 연장 소식을 듣고 이처럼 토로했다.
그는 “맥줏집은 날씨가 추워지면 손님이 줄기 때문에 앞으로 방역조치가 풀린다고 해도 큰 매출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미 없는 거리두기를 연장해 끝까지 소상공인만 괴롭히는 정부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주간 또다시 연장하자 소상공인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 달 ‘위드(with) 코로나’ 전환을 앞둔 가운데 ‘마지막 거리두기’ 소식에 일부 소상공인들은 기대감도 드러냈지만, 구체적으로 방역조치가 어떤 수준까지 완화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희망 고문’만 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 반, 걱정 반’ 반응이 대다수였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내일(18일)부터는 수도권에서는 오후 6시 전후 구분 없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수도권을 제외한 3단계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완료자 2명을 추가로 허용해 최대 10명까지 모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 현재까지 식당과 카페에만 적용해 오던 완화된 인원 기준을 내주부터는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차별 없이 적용한다. 그동안 방역완화 요구가 많았던 독서실, 스터디카페, 공연장, 영화관 등 업종의 영업시간은 4단계 지역에서 기존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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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부 방역지침에 일부 소상공인들은 ‘끝이 보인다’는 희망 섞인 반응을 내놨다. 인천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오후 6시 이후 인원제한으로 매출이 50% 이상 깎였지만,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는 생각에 주류도 미리 주문하고 가게도 새로 단장할 계획”이라며 “백신 미접종자 모임 인원도 4명으로 늘어난데다, 백신 접종을 마친 손님들도 서서히 늘어 다행”이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11월 이후 어느 수준까지 방역조치가 완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의문을 품는 업주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관악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는 “정부가 마지막 거리두기라고 하니 일단 기대는 걸어보겠지만, 확진자가 갑자기 폭증한다거나 하면 또다시 말을 바꾸는 게 아니냐”며 “대선이다 뭐다 정치권이 어지러운데, 괜한 소상공인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다음 달 정부의 방역체계 전환이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총궐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와 낸 공동 입장문에서 “다음 달 초부터 시행될 예정인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소상공인연합회와 자영업자비대위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연대 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총궐기를 할지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목소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생존권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