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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륜차는 제외" 법규정 미비 탓…판매부터 폐차까지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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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건 기자I 2018.10.01 06:29:00

25년전 관련법 폐지후 법규 없어…판매·정비·폐차 감독 손놔
정비 자격증, 종합검사도 안받아…한해 1만 3000여건 사고
폐차 기준·의무 없어…불법 폐기 등으로 환경오염 유발
오토바이 실태 파악해 법 테두리내에서 관리감독해야

[이데일리 신상건 손의연 기자]오토바이 사고는 매년 증가추세다. 작년에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한 사망자만 406명이나 된다. 2013년 만해도 1만건 수준이던 오토바이 사고는 지난해 1만 3730건으로 4년 새 40% 가까이 폭증했다. 저변 확대로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관련 법 미비 탓에 불법 개조가 성행하고 정비불량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도로 위 무법자’ 오토바이를 규제할 법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고물영업법 폐지 후 25년간 법률 적용 대상서 제외

오토바이는 ‘이륜 자동차’여서 원칙적으로는 자동차관리법의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실제로는 판매·정비·폐차에 이르기까지 자동차관리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자동차관리법 제2조 6항은 ‘자동차관리사업이란 자동차매매·정비·폐차(해체·재활용)업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제2조 7·8·9항에는 자동차 매매·정비·폐차업의 정의가 나열돼 있는데 모두 이륜자동차는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토바이는 1993년 이전에는 1961년 장물거래 등 범법행위 예방을 목적으로 제정한 고물영업법의 적용을 받았다. 오토바이가 고물영업법 적용 대상이 된 이유는 오토바이 영업점이 대부분 영세해 장물 거래가 적잖았기 때문이다. 오토바이 외에도 △그림이나 조각을 다루는 화랑 △운동용구점 △시계·보석점 △헌책방 등이 고물영업법의 적용을 받았다.

사업주들은 영업을 하려면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았다. 또 사업 허가신청 전 3년 이내에 전과기록이 없어야 하며 영업 중에는 경찰의 관리·감독을 받았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경제 성장으로 생활 여건이 개선되면서 고물 영업과 관련한 장물 거래가 크게 줄어 규제의 필요성이 없어지면서 폐지됐다.

이형석 한국오토바이정비협의회 회장은 “당시 오토바이 영업점은 오토바이상사·센터라는 명칭으로 영업을 했고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며 “법률을 시행한 뒤 30년이 흘러 시대가 변해 장물 거래가 자취를 감추면서 고물영업법이 폐지됐다. 그 덕에 오토바이는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성모 충청대 교수는 “정부가 오토바이를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정비다. 자동차는 국가 정비자격증이 있지만 오토바이는 없다. 누구나 오토바이를 정비할 수 있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가자격증이 없는 탓에 체계적인 정비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와 학원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비교육 제조사 재량…“어깨 너머로 기술 배워”

현재 오토바이 정비교육은 사실상 제조업체 재량이다. 오토바이 국내 제조사는 대림과 KR모터스 정도다. 이외에 할리데이비슨, 혼다, 야마하 등 해외 제품 수입업체들이 난립해 있다. 전체 시장규모는 4조원대로 추산된다.

A제조사의 경우 직영 대리점 대표·직원들을 대상으로 연 4회 정기 정비교육을 실시한다. 반면 B사는 새로운 오토바이가 출시될 때에만 정비교육을 진행한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고용노동부 지원금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없어졌다”며 “정비교육이 의무도 아닌데다 비용 문제 등도 있어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정비교육을 받는 직영 대리점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대리점에 수수료를 떼어주고 물건을 판매하는 소매점은 정비교육 자체가 없다. 특히 오토바이는 자동차와 달리 정기적인 종합 검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정비 상태를 운전자가 알기 어렵다. 정비불량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하는 이유다.

이형석 회장은 “오토바이 정비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없어서 어깨너머로 배운 경우가 많다”며 “정비 경력이 오래되더라도 자격증이 없어 이를 증명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오토바이 관련 검사는 배기용량 260cc 초과 대형 오토바이에 한정해 2년마다 배출가스·소음 검사를 받는 것이 전부”라며 “누구나 정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난 오토바이를 불법 개조해 팔더라도 알기가 어렵다. 오토바이는 등록제인 자동차와 달리 사용신고제여서 사고 이력이 남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폐차 관련 기준없어…불법 폐기 등으로 환경오염

오토바이 폐차의 기준과 규제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오토바이의 폐차는 오토바이 매매점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시설이 영세하다 보니 분진, 소음, 폐유 등으로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안전학회에 따르면 50cc 미만의 오토바이 1대당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은 소형승용차(1600cc 미만)와 비교해 일산화탄소(CO)는 최대 24배, 유기성화합물질(VOC)는 최대 293배 배출한다. 50cc 이상 오토바이 1대당 질소산화물(NOx)도 소형 승용차 배출량의 4배를 넘는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오토바이는 자동차와 달리 차량 폐차 후에도 재사용신고를 하면 사용이 가능하다”며 “재사용신고 때도 안전검사가 없기 때문에 폐차한 오토바이 부품을 조립해 재사용신고를 하는 경우도 적잖다”고 전했다. 이어 “배터리 등 환경오염 물질을 불법으로 폐기하는 경우도 많다”며 “하지만 이를 딱히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오토바이를 자동차관리법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김성모 교수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오토바이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오토바이를 법률의 테두리 안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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