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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 모든 것을 탐닉하는 스웨덴의 탐욕자

김학수 기자I 2017.09.29 06:17:06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디자인과 프리미엄 브랜드의 치열한 전쟁 속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출력과 효율성을 공존시킨 첨단의 파워트레인,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뛰어난 포용력 그리고 절대적으로 완벽한 안전성을 보장한 올라운더 볼보 크로스 컨트리 프로를 다시 만났다.

하나만 제대로 하는 것도 힘든 이 치열한 경쟁 체제 속에서 완벽에 가까운 올라운더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볼보 크로스 컨트리 프로는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발휘하겠다는 볼보의 의지가 돋보이는 모델이다.

특히 내실은 물론이고 ‘보여주는 부분’에서도 진정한 프리미엄 스웨디시의 감성으로 무장은 그 자태를 보고 있자면 ‘탐욕자의 모습’이 보일 정도다.

우아한 자태를 더한 올라운더

볼보 크로스 컨트리는 말 그대로 ‘가장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왜건’이다. 사실 특별한 모델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왜건들은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데 크로스 컨트리는 90 시리즈에서 드러나는 우아함과 왜건 고유의 실용성을 절묘하고 구현한 차량이다.

특히 90 시리즈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유려한 차체에서 연출되는 차분하면서도 웅대함은 이목을 끌기 충분한 요소다. 실제 4,940mm에 이르는 전장과 1,880mm의 와이드한 전폭은 90 시리즈가 가진 플래그십의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볼보 디자인의 상징이 된 ‘트르의 망치’가 중심을 잡은 헤드라이트와 당당함이 강조된 세로형 그릴 및 아이언 마크는 명료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여기에 험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강인한 전면 범퍼를 더해 차량이 추구하는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과시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감성은 측면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길고 유려한 보닛과 루프 라인은 1,545mm의 전고를 그리며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참고로 휠 베이스는 2,941mm로 상당히 긴 편인데, 측면의 실루엣은 마치 후륜 구동의 차량과 같은 매력적이고 이상적인 비례가 이목을 집중시키며 클래딩 가드가 차량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다.

후면 디자인은 볼보의 왜건 특유의 완성도 높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에 만족감이 높다. 전통적이면서도 가로로 길게 이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실루엣을 적용하며 고급스러운 감성과 세련된 매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은 모습이다. 후면 범퍼 하단에는 듀얼 타입의 머플러를 적용하고 크롬 가니시를 더해 고급스러운 감성에 방점을 더했다.

플래그십 라인업에 담긴 긍지

외형에서 고급스러운 감성을 마음껏 뽐낸 볼보 크로스 컨트리는 실내 공간에서도 그 감성을 계속 이어간다. 특히 고급스러운 소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세련된 구성은 볼보 브랜드에 걸쳐 이어지는 확실한 매력 포인트가 되었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대시보드는 고급스러운 가죽과 섬세하게 다듬어진 소재가 더해졌고 첨단의 감성이 돋보이는 센터페시아와 큼직한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완성도를 높였다. 개인적으로 밝은 톤의 가죽, 우드 패널의 조합이 불안 요소였는데 볼보의 디자이너들은 이를 정말 완벽한 조합으로 구현했다.

깔끔하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은 우수한 그립감을 선사하며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계기판은 뛰어난 시성을 앞세워 볼보의 첨단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여기에 섬세하게 제작된 드라이브 모드 셀럭터 다이얼과 독특한 조작 방식을 사용하는 엔진 스타트 다이얼까지 감각적인 만족도가 하늘을 찌르는 수준이다.

여유로운 공간에 고급스럽게 다듬은 나파 가죽으로 제작한 인체공학적인 시트를 통해 보다 완벽한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했다. 한편 크로스 컨트리의 시트에는 히팅, 통풍 및 마사지 기능이 있어, 탑승자로서는 최고 수준의 만족감을 경험하게 한다. 2열 시트 역시 탑승자의 체형을 가리지 않고 높은 만족감을 주는 시트와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승차감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끝으로 공간에 대한 활용성을 빼놓을 수 없다. 크로스 컨트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간 활용성. 기본적인 상황에서는 560L의 적재 공간을 갖췄으며 팝업 방식의 격벽을 트렁크 하단에 배치해 적재물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한편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접어 중형 SUV에 버금가는 1,526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보장한다.

드라이빙과 효율성을 아우르는 파워트레인

크로스 컨트리가 탐욕자로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파워트레인에 있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 보닛 아래에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는 물론 실실용성까지 보다 완벽하게 담은 엔진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탑재된 파워펄스를 통해 발진 반응을 개선한 2.0L 디젤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35마력과 48.9kgm의 우수한 출력을 자랑한다.

이러한 엔진에는 우수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는 물론 다단화를 통한 효율성 개선이 기대되는 8단 기어트로닉이 조합되어 네 바퀴에 전달된다. 참고로 크로스 컨트리의 공인 연비는 복합기준 13.3km/L(도심 11.8km/L 고속 15.8km/L)로 체격에 비해 우수하다.

이상적인 드라이빙을 구현한 크로스 컨트리

우아한 자태의 볼보 크로스 컨트리 프로의 도어를 열고 실내를 살펴보면 고급스러운 시트와 풍부한 편의사양이 시선을 끈다. 특히 210mm의 높은 지상고의 넓은 시야는 최고의 이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최적의 감상을 자아내는 시트, 고급스러운 스티어링 휠은 만족감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시트에 앉았을 때 ‘아웃 사이드 미러가 너무 가까이에 배치되어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 시동을 걸면 부드러운 반응의 디젤 엔진이 느껴진다. 프리미엄 모델답게 능숙하게 진동과 소음을 다듬은 것에 거슬리거나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견실하면서도 매력적인 드라이빙이 펼쳐진다. 낮은 RPM부터 터지는 풍부한 토크와 235마력의 출력은 2톤에 육박하는 체중과 5m에 가까운 긴 차체를 가진 크로스 컨트리의 움직임에 주저함이 없다. 특히 발진 가속부터 고속 영역까지 착실한 가속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달려가는 모습이다.

제원을 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7.5초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승용차에게는 과분한 수치다. 덕분에 주행 내내 출력에 대한 불편함은 전혀 없다. 게다가 변속기의 능숙함이 더해지면 디젤 엔진 특유의 두터운 토크를 부드럽게 전하며 주행 내내 세련된 감성을 완벽히 음미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수동 변속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의지를 잘 반영하고, 주행 모두 중 다이내믹 상황에서는 변속 순간 기계적인 감성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육중한 차체로 인해 둔한 움직임이 느껴질 것 같지만, 볼보의 엔지니어들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상하의 움직임을 정갈하게 억제하면서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특히 불규칙한 노면에서 올라오는 자잘한 충격을 훌륭하게 덜어내 프리미엄 모델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일반적인 주행보다도 조금 더 빠른 주행 템포를 가져갈 때에도 육중한 체격 그리고 범용적인 성격 때문인지 어느 정도의 롤링을 허용했으나 코너 진입 후부터 볼보 고유의 기계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능숙하게 코너를 달려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움직임 덕에 90 시리즈 중에 가장 매력적인 주행 능력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편 연비 역시 매력적이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디젤 엔진과 다단화된 8단 기어트로닉을 통해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체급보다 우수한 효율성을 자랑한다. 특히 차량의 무게, 높은 출력 등을 고려한다면 정속 주행 상황에서 리터당 15km 이사의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막상 계기판에 적힌 리터당 20km 이상의 수치에 만족하게 된다.

끝으로 드라이빙을 하며 듣는 즐거움도 확실히 챙겼다. 크로스 컨트리의 상위 트림은 ‘프로’ 모델에 적용된 B&W 사운드 시스템은 동급, 아니 럭셔리 브랜드의 차량들에게서 쉽게 경험하지 못할 우수한 공간감과 뛰어난 해상력을 자랑한다. 때문에 시승 중간중간, 평소보다 더 크게 볼륨을 높이는 모습을 자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욕심이 담긴 이상적인 존재, 크로스 컨트리

욕심이 과했다. 그런데 볼보는 크로스 컨트리 프로라는 그릇 아래 정말 다양한 매력을 담았다. 그리고 그 매력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거나, 자신의 컬러를 퇴색시키지 않고 성공적으로 조화를 이뤄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제야 90 시리즈가 완성되었고, 이제 60 시리즈와 40 시리즈가 데뷔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볼보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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