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미더운 반등…유가·美물가지표가 고비 [코인 위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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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3.08 10:16:53

7만달러에 쏟아진 차익매물…6만달러 저점 재타진할 수도
ZX스퀘어드캐피털 창업주 "이란 전쟁에 올해 30% 더 하락"
트럼프 "무조건 항복 외엔 합의 없다"…이란 장기전 우려
90달러 넘은 유가 변수…11·13일 잇딴 美물가지표 주목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6주일 만에 처음으로 주간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7만달러만 넘어서면 곧바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6만달러 저점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전망에, 추가 하락 전망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주에도 이란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에 따라 이미 9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주중 잇달아 공개되는 미국 물가지표는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따라 비트코인의 방향성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8일 가상자산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9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6만72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며칠 새 하락하는 양상은 보이고 있지만, 주간으로는 1% 살짝 넘는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이어간다면 이번주는 6주일 만에 처음으로 주간 상승세로 마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시장 내 분위기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이 7만달러 아래로 내려가자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시장 큰 손으로 불리는 대규모 투자자인 고래들은 차익실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가상자산 심리 분석 플랫폼 샌티먼트(Santiment)가 진단했다.

샌티먼트는 “비트코인이 7만4000달러에 도달한 순간, 이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샌티먼트는 10개에서 1만개 사이의 비트코인(BTC)을 보유한 이른바 ‘고래’들이 2월23일부터 3월3일까지 6만달러대에서 비트코인을 대거 매집했지만, 이후 비트코인이 7만달러를 넘어 7만4000달러까지 오르자, 이 집단은 최근 매수한 물량의 약 66%를 매도했다.

이에 샌티먼트는 “개인투자자가 매수하는 동안 고래들이 매도할 경우, 통상적으로 이는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MN트레이딩캐피털(MN Trading Capital) 창립자 미하엘 반 데 포페(Michael van de Poppe)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보며, X(옛 트위터) 게시글에서 “비트코인이 6만7000~6만8000달러 구간에서 지지를 찾지 못한다면, 반등에 앞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저점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가올 한 주 간 가장 큰 변수는 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유가 향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유가에 다시 한번 기름을 부었다. 이란이 항복하지 않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안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마저 돌파했다. 지난주 WTI의 상승률은 35.63%에 달해 집계가 시작된 1983년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더구나 이란은 인접국 산유 시설에 폭격을 가하면서 원유 공급망을 교란하고 유가 상승을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튀고 경제 성장세가 꺾이면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할 것이라는 점을 노린 것이다. 페제시키안이 사과하고 한발 물러났지만 이미 인접국 산유 시설은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시설을 복구하고 생산을 재개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또 이란은 호르무즈 봉쇄의 끈은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이날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호송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1987년 기뢰 공격 사건을 떠올리라”며 으름장을 놨다. 이란 관영 매체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마셜제도 국적 유조선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을 둘러싼 제반 사항은 여전히 유가 불안을 가리키고 있다. 카타르의 사드 알카비 에너지부 장관이 경고한 것처럼 2~3주 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위험자산도 하락 궤도를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울프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 전략가는 이번 이란 갈등의 가장 큰 리스크는 에너지라며 “유가가 20달러 상승할 때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 타격받고 전품목 인플레이션은 0.4%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물가지표는 그래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11일 발표되는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3일 나오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은 반영하지 않았지만 향후 추세 방향을 드러내고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1월과 2월 물가 지표에서 예상을 웃도는 ‘쇼크’가 확인되면 이란 전쟁 발발 이후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 추가 조정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사 ZX스퀘어드캐피털(ZX Squared Capital)의 창업주 CK 정은 비트코인이 현재 약세장의 가장 깊은 구간에 들어섰으며, 고통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창업주는 “비트코인 가격은 이제 명백하게 깊은 약세장 구간에 진입해 있다”며 “이란 전쟁이 시작된 만큼 2026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로 30%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 가운데 하나로 ‘4년 주기(four-year cycle)’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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