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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은 “피해가 있었던 날 회식 자리부터 매우 부적절했다. 업무와 무관한 상사 지인의 개업 축하 자리에 여군의 근무시간을 바꿔 참석시켰다”며 “피해 신고 후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가 즉각 이뤄지지 않았고 가해자나 회식 자리를 만들었던 간부의 협박과 회유가 제약이 없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이 부분이었다. 군인인 자신의 딸을 어떻게 이런 자리에 배석하게 했느냐”며 “동석을 하게 한다는 것의 의도가 너무 명확하다. 이 모든 것은 사실이 말이 안되는 과정이었고 더 강한 은페 의혹을 만드는 상황과 계기였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피해 신고 후 가해자와의 분리 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매뉴얼이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폐쇄적 조직인 군 문화 속 가해자 분리에 대한 최소한의 노력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2차 가해가 이뤄진다면 구속이 됐었어야 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는 새 부대에 출근한 지 겨우 나흘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인으로만 살아온 군인 정체성이 강한 24살 피해자다”며 “자신을 적대시하는 조직환경에 더는 군인으로서 살 수 없겠다는 처참한 결론에 다다르며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도 안 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바로 신고하고 해결한 후 일상으로 복귀하고자 했지만 결국 세상을 등지는 것은 조직의 책임”이라며 “피해자는 구제를 요청했지만 가해자와 가해자 가족이 피해자를 협박하도록 내버려 두고, 간부들이 돌아가면서 피해자를 괴롭혔다는 것은 조직 내 사건 해결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들의 총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2004년부터 군성폭력과 조직 문화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그동안 군이 해온 것이 무엇인지, 개선된 것이 무엇인지 단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면서 “어떻게 이렇게도 변하지 않는 조직이 있을 수 있는지. 군은 기존의 문법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시민 사회의 방식의 방식으로 사건에 대한 수사와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의원은 “이런 일이 벌어지면 오히려 여군들에게 ‘몸관리 잘하라’고 교육을 한다고 한다. 성고충 상담관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주의를 준다거나 징계위에 외부 사람들이 들어와서 이런 문제에 대해 냉정하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관행들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