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경영 스토리] 우리 생활과 문화를 좌우하는 ‘기상·기후’

e뉴스팀 기자I 2013.12.13 08:54:37
목요일인 12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눈이 내렸습니다. 12일 오후 4시의 지역별 적설 현황은 서울 4.2㎝, 파주 10.5㎝, 춘천 8.2㎝, 수원 6.1㎝, 이천 5.0㎝, 철원 4.5㎝, 원주 3.4㎝ 등이었습니다.

12일 밤부터 상층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고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요. 눈 소식을 들으면서 설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추위 걱정에 몸서리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겨울의 대명사인 눈. 이 눈이 올 때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양이 내리는 건 아닙니다. 지역별로 기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산’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공기가 이동하다 장애물인 산을 만나면 멈추지 않고 상승하면서 산을 넘습니다. 상승하는 공기덩어리는 기압이 낮아지므로 팽창하게 됩니다. 마치 공기를 덜 채운 풍선이 높이 올라가면서 탱탱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요. 공기덩어리가 팽창하려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므로 공기의 기온이 낮아집니다. 따라서 공기덩어리가 높은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기온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이때 상승하는 공기가 이슬점에 이르면 응결해 구름이 만들어지는데 그 구름이 더욱 발달하면 비나 눈이 돼 내립니다. 다른 계절에 비해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눈으로 내리는 것이죠.

겨울철에 북서풍이 우리나라의 차령산맥이나 노령산맥 등에 직각에 가깝게 부딪히면서 상승합니다. 따라서 서해안에 가까운 서쪽지방에 눈이 많이 내립니다. 시베리아기단이 확장할 때에 눈 소식이 자주 전해지는 충남 보령, 전북 정읍 등이 그런 예입니다. 반면 소백산맥으로 북서풍이 완전히 막혀있는 영남 내륙지방은 눈이 거의 내리지 않습니다.



또 북서 방향에서 볼 때 노령산맥과 소백산맥을 지나서 자리하는 남해안에는 북서풍이 부는 날에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습니다. 그 지역에서는 멀리 북서쪽으로 자리한 산지에 구름이 걸린 것을 볼 수 있는데, 추운 날씨에 바람은 차갑지만 쾌청한 날씨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산 정상까지 올라간 공기는 사면을 따라서 내려갑니다. 하강할 때는 기압이 점차 높아지기 때문에 공기의 기온이 상승합니다. 산을 내려가는 공기의 온도가 점차 오르면서 기온이 이슬점보다 높아지면 수승기가 증발하면서 구름도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산을 사이에 두고 바람이 불어오는 쪽과 불어가는 쪽의 날씨 차이가 발생합니다. 태백산맥은 영서지방과 영동 지방의 기후와 날씨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영동지방은 늦겨울부터 초봄 사이에 눈이 많이 내립니다. 시베리아에서 이동해오던 찬 공기가 한반도 북쪽을 지나가 그 중심이 우리나라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으면 대부분 지역에 북동풍이 불어옵니다. 이 북동풍이 우리나라로 불어오면서 동해상을 지날 때 구름이 발달하게 됩니다. 또 구름은 태백산맥을 만나 급하게 상승하면서 더욱 두껍게 발달됩니다. 기온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영동 지방에 폭설이 내리게 됩니다.

따라서 북동풍이 부는 날 태백산맥 너머의 영서 지방과 동해안의 날씨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입니다.

북서풍이 불 때는 서해안과 전라도, 충청도에 눈이 많이 내리고 북동풍이 불 때는 동해안과 영동지방에 폭설이 오기도 합니다. 이렇듯 지역의 기후 차이는 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입니다.

강원도는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을 활용해 관광객을 모으고 지역경제를 살리고 있습니다. 일단 강원도에는 스키장이 많습니다. 또 눈을 주제로 한 겨울축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태백산 눈축제와 대관령 눈꽃축제는 20회를 넘겼을 만큼 입지를 굳혔습니다. 내설악 강변축제, 영월동강 겨울축제와 더불어 빙판위에서 낚시를 하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평창송어축제, 인제빙어축제 등도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별로 다른 기후는 사람들의 생활 문화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한 겨울철에 바람이 강하고 눈이 많이 내리는 전라도 가옥은 소백산맥을 사이에 두고 이웃하고 있는 경상도 가옥과는 차이가 큽니다.

전라도 가옥에서는 기능이 하나의 건물로 집중됐지만 경상도는 기능별로 여러 채의 가옥으로 나뉩니다. 그런 차이가 생긴 것은 기후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전라도에서는 겨울철에 눈이 자주내리고 바람도 매섭게 불어 가옥 밖으로 출입이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집이 갖는 기능을 하나의 건물로 집중시킨 건물이 많았던거죠. 전통가옥은 겨울추위에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채에 방이나 부엌 등이 함께 있었습니다.

경상도에서는 소백산맥이 겨울철에 불어오는 북서풍을 막고 있어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체감온도도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때문에 안채와 사랑채 등이 구분돼 있습니다.

이처럼 기후는 우리 생활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습니다. 전라도의 경우 눈이 많이 내리고 바람이 부는 기후의 패턴을 읽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가옥의 구조를 한곳에 집중시킨 것처럼 말입니다. 날씨와 기후가 우리의 생활과 문화를 경영하는데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본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