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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은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담도암 환자 대상 ‘HDB001A’ 글로벌 2·3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한독은 HDB001A의 한국인 대상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HDB001A 한국 임상은 미국 바이오벤처 콤패스 테라퓨틱스가 FDA에서 IND 승인을 받고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2·3상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한독은 콤패스 테라퓨틱스와 HDB001A의 담도암 치료제 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담도암 환자 대상 한국 임상 2상을 진행해 글로벌 임상으로 확대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한독은 이번 임상 참여를 통해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HDB001A의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여, 이를 추후 허가 신청에 활용할 계획이다.
HDB001A 글로벌 2·3상은 한국과 해외 35여개 기관에서 150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전에 1회의 전신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파클리탁셀 단독 요법과 HDB001A와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에 대한 무작위배정 및 대조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담도암은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다. 5년 생존율이 20%가 채 되지 않으며 10%만이 외과적 절제가 가능한 초기 단계에 발견된다. 수술 후에도 60% 이상 높은 재발률을 보인다.
개발 중인 HDB001A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항암 치료제다. 올해 초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심포지엄(ASCO GI 2023)에서 한독이 진행한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되며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진행성 담도암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관심을 모았다.
HDB001A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HDB001A와 파클리탁셀을 병용투여한 환자 대상 객관적반응율(ORR)이 2차 및 3차 치료에서 37.5%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12개월 이상 추적 관찰 결과에서 무진행생존기간(mPFS)은 9.4개월, 전체생존기간(mOS)은 12.5개월로 확인됐다.
현재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 가이드라인에서 진행성 담도암의 2차 치료로 권고하고 있는 요법인 FOLFOX 기반의 치료는 무진행생존기간(mPFS) 4.0개월, 전체생존율 6.2개월에 불과하다.
한편, 한독은 HDB001A을 최초 개발한 에이비엘바이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한국 내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콤패스 테라퓨틱스는 에이비엘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HDB001A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SFTS 예방 DNA백신’ 국내 임상 1상 신청
진원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예방 DNA 백신으로 개발 중인 ‘GLS-5140’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이 신청한 임상시험 명칭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예방 DNA백신 GLS-5140의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평가하기 위한 공개, 피내 다회 투여, 용량 증량 및 용량 결정의 제1상 임상시험’이다.
SFTS 예방 DNA 백신은 보건복지부 백신 실용화기술개발사업의 미래대응 미해결 감염병 신규백신 개발 분야의 지원과제로 선정돼 임상 1상 승인까지 드는 비용을 지원받고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 감염병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과제로 선정돼 예비타당성 평가 연구를 완료했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 국내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는 “SFTS는 치사율이 높은 감염병이나 현재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실정이며 정립된 치료법이 없어 주로 보존적 치료에 의지하므로 예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회사가 보유한 신변종 감염병 대응 DNA백신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SFTS 예방 DNA백신의 인체 투여 임상시험을 신청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한편, SFTS는 SFTS 바이러스(SFTSV)에 의한 열성 출혈 질환이자 진드기 매개로 발생하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국내에서 2013년 첫 환자 보고 이후 높은 치사율(국내 누적 18.7%)로 인해 제3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 SFTS를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하는 질병으로 선정했으며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올해 1월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고위험군 감염병(HCID)으로 SFTS를 꼽았다.
◇파로스아이바이오, PHI-101 ‘완전관해’ 결과 발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내달 9일(현지 시각)부터 12일까지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미국혈액학회(ASH)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AML) ‘PHI-101’의 임상 1a/b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PHI-101의 임상 1b상은 160㎎ 용량으로 진행되고 있다. 임상 1상 결과 모든 용량에서 내약성이 우수했으며, 투여 제한 독성(DLT)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 기존 승인된 약물을 복용했거나 치료를 받고도 재발 또는 불응한 AML 환자 총 14명 중 9명의 환자에게서 임상적 이득(clinical benefit)을 확인했다.
특히 완전관해(CRc)에 이른 환자가 4명 확인됐다. CRc는 완전관해(CR), 불완전한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CR(CRi), 형태학적 백혈병이 없는 상태(MLFS, Morphologic Leukemia-Free State)를 모두 포함한다.
PHI-101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중 약 30~35%가 보이는 FLT3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항암제다. 이번 임상 1상 시험에는 FLT3 저해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아스텔라스제약의 조스파타(성분명 길테리티닙)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한 환자들도 참여했다. 임상 1b상에서 효능평가가 이뤄진 임상 대상 환자 전원이 PHI-101 투약 후 객관적인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을 보인 점 등 자세한 결과가 이번 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희귀의약품 개발 과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PHI-101 연구 과정에선 선도 물질 도출 및 최적화 과정에서 약물의 성질을 예측하는 케미버스의 모듈 ‘ADMET’를 적용해 최종 후보 물질을 선정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PHI-101의 임상 1상을 종료하고, 하반기에 미국과 호주와 국내 등에서 2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임상 2상을 마무리하면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제도’를 활용해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신청해서 PHI-101을 조기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남기엽 파로스아이바이오 신약 개발 총괄사장(CTO)은 “희귀·난치성 질환은 신속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AI를 활용해 R&D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