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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들어 기업의 경제심리가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은 수출 호조세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제조업의 이번달 업황 BSI는 79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째 상승세다.
이는 지난 2015년 4월(80) 이후 1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작성된다. 기준치(100)를 넘어설 경우 긍정적인 응답을 한 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한은은 이번달 BSI를 지난 15~22일 전국 33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최근 BSI가 상승세를 타는 건 그만큼 기업들이 경기를 보는 눈이 밝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직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추가 하락하지는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제조업의 다음달 전망 BSI(82)도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두드러지는 업종이 전자다. 이번달 전자·영상·통신장비의 BSI는 93으로 전월 대비 8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슈퍼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효과도 있다는 관측이다.
화학물질·제품의 BSI(100)도 8포인트 올랐고, 자동차의 BSI(83)는 4포인트 상승했다.
하세호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심리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달 비(非)제조업의 업황 BSI도 전월 대비 3포인트 오른 76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째 오름세다. 2015년 5월 76을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숙박업(57) 정도만 8포인트 줄었을 뿐 예술·스포츠·여가(14포인트↑) 건설업(5포인트↑) 운수업(3포인트↑) 등은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기업 경기가 바닥을 찍고 완연한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달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8.0으로 전월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