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국내 1위 신문제지 업체인 전주페이퍼가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종이신문 수요 급감에 따른 매출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사업재편을 꾀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신재생 에너지사업 가속...안정적 이익창출 기대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주페이퍼의 공동 운용사(Co-Gp)인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MSPE, 지분율 58%)와 신한PE(42%)는 올해를 전주페이퍼 사업재편의 원년으로 삼고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10년간 신문용지 수요 급감에 따른 매출감소가 지속된데 따른 고육책이다. 이대로라면 만성적자로 투자회수(Exit)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MSPE와 신한PE는 2008년 전주페이퍼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지만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신문용지 급감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된 이후 그 이듬해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77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한PE의 경우 2008년 설정된 2호 펀드에서 전주페이퍼를 제외한 포트폴리오는 정리한 상태다. MSPE와 신한PE 모두 전주페이퍼에 대한 다양한 업사이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LP)들도 올해 6월말 만기인 펀드에 대한 재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문용지 시장 재편과 맞물린 전주페이퍼의 사업재편은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며 “에너지 등 사업부문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면 적당한 원매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공장 매각·보워터코리아 철수 등 긍정적
전주페이퍼의 사업재편은 사실 2년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돼 왔다. 2014년 8월 전주페이퍼는 기존 자회사인 ㈜전주에너지와 ㈜한빛그린환경과는 별도로 합작회사(관계사)인 ㈜전주파워를 설립하며 변신을 모색했다. ㈜전주파워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농협은행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가 51.43%로 보유하고 있으며 전주페이퍼는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전주페이퍼가 실질적인 회사의 운영주체인 셈이다.
㈜전주파워는 올 1월부터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2호기를 시험가동하며 본격적인 상업용 전력 생산에 나섰다. 전기 판매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 신문용지 사업 부문의 수익 악화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페이퍼는 올초 청주공장 매각에도 성공해 200억원가량을 손에 쥐게 됐다. 청주공장은 전주페이퍼와 같은 신문용지업체인 페이퍼코리아가 인수해 쇼핑몰 등 부지개발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퍼코리아도 전주페이퍼와 마찬가지로 사업다각화에 나선 모양새다.
올초 보워터코리아가 신문용지 사업에서 철수한 점도 전주페이퍼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신문용지 제조사는 전주페이퍼, 페이퍼코리아, 대한제지, 보워터코리아 등 4개사가 영위하고 있었다.
한 신문용지 업계관계자는 “보워터코리아의 철수는 신문용지공급 감소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신문업계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전주페이퍼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