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 현대상선은 이사회를 열고 6350TEU(1TEU는 20ft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급 컨테이너선 한 척을 840억원에 매입하는 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당초 현대상선은 지난해 4분기까지 해당 컨테이너선을 매입하기로 결정했었다.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Easten Pacific Shipping)에 자사의 유조선 3척을 매각한 후 받은 대금 중 일부를 컨테이너선에 발주에 재투입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지난 1년간 최종 매입시점을 결정하지 못했었다. 2014년 연결기준 960%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2007%까지 치솟는 등 빚더미가 불어났기 때문이다.
추가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는 내부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이번 선박 매입을 결정할 수 있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결정, 3월 현대증권 공개매각, 벌크전용선사업부 매각, 5월 중순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매각 등을 순차적으로 성공해 유동성을 확보해나갔다.
또한 이사회가 열린 4월 당시는 채권단 자율협약 조건부 사항인 용선료 협상, 사채권 채무재조정 절차가 안갯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터라 현대상선에 대한 법정관리설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상선은 800억원에 달하는 컨테이너 선박 구매를 결정했다. 현대상선이 당시 자구안 이행과 조건부 사항 이행에 대한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풀이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그동안 유동성 문제가 걸려 있어 컨테이너 선박 구매를 1년간 미뤄왔었다”며 “하지만 이런 사항들이 해결되면서 이번에 컨테이너선을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매입을 통한 수익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현대상선은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가는 관문 중 단 하나를 남기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달 중으로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자신하고 있다.
일부 회원사들이 현대상선의 동맹 가입에 대한 뚜렷한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어 난항도 예상된다. 일본의 K-LINE과 한진해운 등은 현대상선의 회원사 가입에 대한 뚜렷한 대답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선주협회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현대상선의 동맹가입은 결국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고 가입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관련기사 ◀
☞현정은 회장,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환담..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현대상선의 새 해운동맹 가입..한진해운 선택만 남았나
☞현대·한진 합병? 각자도생?.. 금융당국-해운업계 '동상이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