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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정보 털렸다면?”…30만건 등록된 ‘명의도용 방어막’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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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6.10.11 10: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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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노출 등록 4년 새 43.7% 증가
기타 경로 노출 등록 2.5배…전체 절반 육박
금융사 고객정보 노출 등록도 2배 가까이 늘어
정보유출 불안에 예방조치·법적 대응 확산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뒤 실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명의도용 등 2차 피해를 막으려는 금융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잇따르면서 개인정보가 어디에 악용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금융당국에 등록해 금융거래 시 본인 확인을 강화하도록 하는 사례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30만건을 넘어섰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 등록 건수는 30만350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만9050건에서 4년 만에 43.7% 증가한 규모다. 2024년 28만7729건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하며 처음으로 30만건을 돌파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바라보는 금융소비자들의 우려가 단순한 정보 노출을 넘어 실제 금융거래 악용 가능성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름이나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해서 곧바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출된 정보가 다른 정보와 결합하거나 추가적인 사기 수단으로 활용되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금융거래에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정보 노출 방식도 변했다. 과거에는 전화금융사기나 신분증 분실처럼 개인정보 노출 경로를 비교적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그 밖의 다양한 경로를 통한 개인정보 노출 등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기타 방법으로 본인 개인정보 노출’에 따른 등록 건수는 2021년 5만7610건에서 지난해 14만3284건으로 약 2.5배 급증했다. 전체 등록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6%에서 47.7%로 높아졌다. 4년 전에는 전체 등록의 4분의 1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절반에 육박한 것이다.

금융회사의 고객정보 노출에 따른 등록도 빠르게 증가했다. 2021년 4319건에서 지난해 8451건으로 95.7% 늘었다. 2배 가까운 수치다. 특히 2024년 5217건에서 1년 만에 62.0% 증가했다. 전체 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증가 속도는 전체 등록 건수 증가율을 크게 웃돈다.

반면 전화금융사기로 인한 개인정보 노출 등록은 같은 기간 10만7023건에서 9만6356건으로 10.0% 감소했다. 전체 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2%에서 32.1%로 낮아졌다. 개인정보 노출에 대비하는 소비자들의 등록 사유가 전화금융사기 중심에서 한층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금융회사뿐 아니라 통신·유통 등 여러 업종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유출된 정보가 악용될 경우 피해는 금융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의 사전 방어체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등록해 금융회사에 주의를 요청하는 것도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이 운영하는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은 신분증 분실이나 개인정보 노출로 인한 명의도용 금융거래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다. 소비자가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등록하면 해당 정보가 은행과 저축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참여 금융회사에 공유된다. 이후 등록된 소비자 명의로 금융거래가 시도되면 금융회사 영업점 단말기에 본인 확인을 강화하도록 하는 주의 문구가 표시된다. 금융회사 직원은 평소보다 엄격하게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명의도용이 의심되면 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

보다 직접적으로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여신거래 안심차단’은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카드론 등 비대면 여신성 금융거래를 사전에 차단하는 서비스다.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을 이용하면 본인 명의로 비대면 수시입출식 계좌가 새로 개설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은 사전 예방을 넘어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할 원고를 모집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보이스피싱이나 명의도용 등 실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자체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받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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