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국 최대 쇼핑 페스티벌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 등 해외 직구(직접구매) 관련 마케팅은 카드사들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3일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 운영위원회 등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는 모두 코세페에 공식 참가 중이다. 지난해에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8개 카드사 모두 참여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코세페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약 2주간 전국 참여업체 매장 및 온라인에서 동시 진행하는 연말 대한민국 최대 쇼핑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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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6년 제2회 코세페 때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뿐만 아니라 상품 및 서비스 할인, 캐시백, 경품 및 사은품, 고객 이벤트 등 각종 프로모션을 적극 제공하고 나섰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빠지고 6개 카드사만 참가했고, 지난해에도 별다른 마케팅은 없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면 여느 때보다 차분한 분위기다. 이달 11일 ‘빼빼로데이’와 다음 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있지만, 유통사와 카드사들의 제휴 마케팅도 별다른 게 없는 상황이다. 주변 편의점과 제과점, 마트 등지에서 연말 맞이 고객 행사를 알리는 판촉물과 안내 POP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선이다.
카드사들이 연말 맞이 쇼핑 대목에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은 주된 배경으로는 업계 신용카드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최근 정부주도로 가맹점 수수료를 빠르게 큰 폭으로 인하한데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우대수수료 환급제도 소급 적용으로 올 상반기에만 신규 영세·중소가맹점에 649억7000만원을 돌려주면서 그만큼 수익이 줄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수년 전부터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라는 압박까지 꾸준히 가해지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를 위해 정부가 지난 5월 전국민에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카드사들이 신청자 유치를 위해 캐시백·쿠폰 증정 등 마케팅 과열 움직임이 보이자 금융당국이 바로 ‘마케팅 금지’ 가이드라인을 공개적으로 못 박기도 했다.
결국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과 카드사 마케팅 자제령까지 더해지면서 카드사들이 국내 마케팅 실행에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이달 11일 광군제, 27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아예 해외직구와 관련한 마케팅은 적극적이다. 해외직구 관련 이벤트는 국내 소비 관련 마케팅에 비해 규제가 덜하기 때문이다. 개별 카드사들의 마케팅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기왕이면 국내보다 눈치가 덜 보이고 소비 규모 등 기회가 큰 해외직구 쇼핑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다.
실제 한 카드사의 경우 해외직구 가맹점 온라인 결제 시 12% 즉시 할인, 구매 금액에 따른 5~12달러 캐시백 제공, 불착·파손·반품 시 보상하는 무료 직구보험, 커피 쿠폰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다른 카드사들도 대개 국내 쇼핑보다 해외직구 관련 혜택이 많은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 내수 진작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신용카드 사용 촉진 등 여신금융 활성화를 유도했지만, 요즘은 ‘빚 내지 말라’는 분위기”라며 “예전보다 작고 한정된 마케팅 비용을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해외직구 또는 온라인 결제 등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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