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10일 “기업별 최대 전분기 대비 20%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며, 상당수 기업의 배터리 관련 사업 부문은 영업손실로 추정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상반기 P(판매가격)와 Q(판매량)에 대한 의견을 기존(2025년 연간전망) 대비 하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1분기 실적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실적 하락폭의 둔화 여부 △수요의 저점 신호 △밸류체인별 차별화된 회복과 유지력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 연구원은 “능동적인 재고 조정 시점을 약 1년으로 가정하면 올해 2분기부터 재고 조정의 중간 성과가 확인될 시점”이라면서 “또 전분기 출하량이 급감한 기업에 대해 일부 되돌림 수요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저점을 파악하는 중요한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통형 배터리 밸류체인의 실적은 지난해 3분기 바닥을 확인 후 제한된 반등을 지속 중”이라면서 “신제품 관련 매출 인식과 중장기 회복 모멘텀을 고민해 볼 구간”이라고 짚었다.
정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호조를 기록했으며,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가 주효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3월 5일 발표한 ‘액션플랜’에서 CO2 배출 벌금 규정을 3년 유예했으나 최소 연평균성장률(CAGR) 30%는 유지돼야 달성 가능하며, 따라서 판매 추세가 현 수준에서 다시 둔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기차 가격은 한층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OEM의 배터리 수급 부담이 많이 완화됐다”며 “배터리는 더 이상 전기차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때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이 40%를 넘었지만, 이제는 20%대로 하락했다”며 “완성차업체(OEM)는 배터리 가격 하락을 통해 확보한 마진으로 적극적인 가격 정책이 가능해졌으며, BYD의 글로벌 진출은 글로벌 OEM의 가격 인하를 강요하는 ‘메기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러고 내다봤다.
그는 “원자재 인플레이션 당시 가공비 비율은 20%대에 그쳤으나, 이제는 40%에 달한다. 가공비 절감을 위한 기술 도입이 시급해질 전망”이라면서 “2차전지 업종 투자 아이디어로 가격 전쟁 주도권을 보유한 기업에 주목할 것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특히 규모의 경제, 46시리즈 배터리, 신기술(건식공정·실리콘음극재), 해외 거점 투자(동박·전구체) 등이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현재 2차전지 업종이 겪는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은 구조적이며 영구적인 성장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우리는 2차전지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과 최선호주(Top-pick)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