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딜·딜’…M&A 방점 찍은 MBK
올 해 동북아 최대 PEF 운용사인 MBK만큼 ‘인수·합병(M&A)’ 측면에서 바쁜 나날을 보낸 운용사는 없다. 지난해 연말부터 쉬지 않고 세 건의 M&A를 단행했고, 소수 지분 투자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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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얼마 후 회사는 1위 연성동박적층필름(FCCL·스마트폰과 TV 등 정보기술 기기의 핵심 부품인 연성회로기판에 쓰이는 원료) 제조 기업 넥스플렉스를 5300억원에 인수했다. 넥스플렉스는 SK이노베이션의 FCCL 사업부로 출발한 기업으로, 회사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있다.
이후 5월에는 글로벌 운용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2400억원 규모의 SK온 투자를 확정 짓기도 했다.
연말에는 잠잠하나 싶었지만, MBK는 최근 한 경영권 분쟁에 불씨를 붙였다. 주인공은 한국타이어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로, MBK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의 손을 잡고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 계획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조 고문과 전체 주식의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지분을 시장에서 사들여 42.03%를 보유한 조현범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조 고문은 동생인 조현범 회장과 그룹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인물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을 두고 약 3년 만에 형제의 난이 재점화된 셈이다. 현재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까지 등판하며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한 상태로, 딜 마무리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IB의 정석…국내 첫 펀딩 나선 한앤코
한앤컴퍼니(한앤코)에게 올해는 ‘외부 기대감이 쏠렸던 해’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앤코가 올해 처음으로 국내 출자자들에게도 자금을 받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다.
한앤컴퍼니는 그동안 해외 출자자(LP)로부터 펀딩을 받았으나, 올해부터는 새 펀드를 조성하며 국내 LP로부터 자금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게다가 기존보다 펀드 조성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업계는 한앤코의 국내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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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민연금의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GP) 선정에 도전장을 내밀어 선택된 것은 설립 후 처음 있는 일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앤코는 올해 4월 국민연금의 2023년 국내 PEF GP로 IMM프라이빗에쿼티, 맥쿼리자산운용과 함께 선정됐다.
이어 한앤코는 4호 블라인드 펀드에 모인 자금으로 투자 집행에 나섰다. 첫 투자처는 미용 의료기기 기업 루트로닉이었다. 한앤코는 지난 6월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의 지분 512만2018주와 전환우선주 1만7000주를 총 1889억원에 전량 인수했다. 이후 잔여 주식을 전량 공개매수해 자진 상장 폐지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SKC로부터 반도체 소재사업을 담당하는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사업을 3600억원에 양도 받았다.
◇ 반전드라마 쓴 IMM PE…위기관리 능력 ‘입증’
지난해 누구보다도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던 IMM PE는 드라마틱한 반전 드라마를 썼다. 투자처인 미샤 운영사 에이블씨엔씨(078520)는 기한이익상실(EOD·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에 빌려준 자금에 대해 만기 전 대출금을 회수하는 조치) 꼬리표를 떼어냈고, 인수 직후 코로나 여파로 주가가 크게 빠졌던 하나투어(039130)는 실적 개선에 따른 특별 배당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에어퍼스트 지분 30%를 글로벌 PEF인 블랙록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며 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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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는 IMM PE의 진두지휘 아래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과 점포별 상권에 맞춘 프로모션 강화, 유통망 확장으로 국내에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국가별 트렌드에 맞는 제품 출시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 동기(29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하나투어도 에이블씨엔씨 못지않게 성장했다. 여행 수요가 늘어난 덕에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이는 2019년 3분기 이후 3년 6개월만의 흑자전환이다. 상반기로 통틀어 봐도 실적은 탄탄하다. 하나투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654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단순히 업황의 변화에 따른 것만은 아니었다. IMM PE는 다양한 전략을 꾸릴 인물을 하나투어 수장으로 앉힌 데 이어 되살아날 여행산업에 대비해 정보통신기술(ICT)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실제 IT 체질 개선으로 유연성을 갖추게 된 하나투어는 본질에 집중한 다양한 여행 상품을 선보였고, 이는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존 포트폴리오 실적 개선과 에어퍼스트 매각에 따른 자금 회수로 IMM PE의 로즈골드5호 펀드 조성 작업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IMM PE는 약 2조 6000억원의 목표액 중 절반 가까이 모집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