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A씨의 지인 교사 B씨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의 남편을 통해 A씨가 힘들어한다는 것을 지난 3월 말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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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B씨는 “고인은 어려움이 닥치면 노력해서 극복하는 성실한 성격이었고 교감을 통해서도 교재 연구로 늦게까지 근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벽에 부딪혔을 때 좌절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요소는 (정상적인) 학급에서는 꽤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교사 A씨가 추락해 숨졌다. 14년 차 교사인 A씨는 서울 양천구의 S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았다. A씨는 육아휴직 후 지난해 2학기에 교과전담교사로 복직했고 6학년 담임을 맡은 지난 3월부터 연가와 병가 등을 써오다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질병 휴직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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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올해 6학년 담임교사를 맡으면서 학급 생활지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으며 학년 초부터 병가와 질병휴직을 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학교 측에서 사건을 은폐하고 개인사로 축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제보에 따르면 학교 측에서는 9월1일 두 차례의 부장회의를 통해 ‘학교에는 책임이 없으며, 고인의 사망 원인은 개인적인 문제’라는 입장을 교사들에게 이야기했고, 동료 교사들에게 학교 이야기를 밖으로 발설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국의 교사들의 마음을 담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교육 당국과 경찰 당국에 진상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의뢰하는 등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가 평소 학부모 민원 등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교사 커뮤니티 등에서 나오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정황을 파악 중인데 아직 드러난 것은 없지만 예단하지 않고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 교장, 교감, 학년부장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세밀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9월 4일)를 앞두고 또다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자 교직 사회의 추모와 진상 규명을 향한 열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7주째 매주 토요일 열리는 교사 집회엔 전날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참여했다. 교사들은 4일에도 국회와 전국 시도교육청 앞 집회, 그리고 연가, 병가 등을 활용한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