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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이씨는 왜 문신을 했나?…타투 양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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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섭 기자I 2018.07.28 08:00:00

노인부터 공무원까지…연령·직종 불문 확산
타투협회 부정적 이미지, 시술 합법화로 개선 노력

이모(70)씨는 젊었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문신을 칠순을 넘기고서야 할 수 있었다(사진=독자제공)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경남 사천에 사는 가정주부 김모(53)씨는 지난달 문신 시술을 받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김씨는 대학생 딸과 함께 발목에 별모양 커플 문신을 새겼다. 김씨는 “평소 해보고 싶었는데 가족끼리 몸에 같은 걸 새겨 넣는 게 의미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올해 칠순을 넘긴 이모(70)씨는 최근 어깨와 팔에 문신을 했다. 이씨는 “문신 도안을 온 가족이 함께 정했다”며 “내가 젊을 때만 해도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문신을 나쁘게 봐 엄두도 못 냈다. 70살이 넘어 가족들 도움에 드디어 꿈을 이뤘다”며 흡족해했다.

문신(타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손녀가 할머니와 함께 타투숍을 찾는가 하면 어머니가 딸에게 타투를 추천하기도 한다. 조직폭력배들이나 불량배들이 과시용으로 새기던 문신이 이제는 ‘패셔니스트’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타투이스트들은 헌법재판소에 문신 합법화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내는 등 인식 바꾸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노인부터 공무원까지…연령·직종 불문한 문신 확산

20대 남성 중심이던 문신 고객층이 최근에는 노년층까지 넓어진 상태다. 직업군도 일반 회사원이나 공무원까지 다양해졌다는 게 타투이스트들의 설명이다.

강서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타투이스트는 “최근 들어 부쩍 나이 드신 고객층이 늘고 있다”며 “부모님이 자녀와 커플 타투를 하러 오는 경우도 꽤 있다. 부모님께 문신이라는 말만 꺼내도 꾸중 듣던 시대와는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경찰이나 군인, 공무원 등 공직 사회에서도 문신은 더이상 금기가 아니다. 서울 마포의 한 타투이스트는 “공무원이나 젊은 경찰관뿐 아니라 고위 공무원이나 계급이 높은 군인·경찰들도 타투숍을 들린다”며 “직업과 직위를 듣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임보란 한국패션타투협회 회장은 “정치·사회적 신념 등 자신만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다 유행을 좇는 사람들까지 더해지다보니 지난해에 비해서도 문신 인구가 또 늘어난 것 같다”며 “문신 인구가 늘다 보니 문신에 대한 인식도 자연스레 좋아지고 더 다양한 사람들이 문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반영구 눈썹 문신 시술자까지 포함해 국내 문신인구가 10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타투이스트 새기미의 타투숍. 문신 시술이 무섭고 불량한 것만은 아니란 걸 전달하기 위해 귀여운 피규어나 장식품 등을 숍 곳곳에 비치해놨다.(사진=신중섭 기자)
여전한 ‘문제아’ 이미지…문신 합법화 헌법소원 등 노력도

문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남아 있어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학생 최모(23)씨는 “온라인에서 20대에 문신을 한 후 결혼을 할 때가 되면 지워야 할지 고민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올라온다”며 “지금 마음에 들어서 했다가 나중에 마음이 바뀌었을 때 지우기 힘들고 후회도 클까 봐 망설이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강남지역에서 활동 중인 16년차 타투이스트 새기미는 “처음 일했을 때와 비교해 문신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개선됐지만 해외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업계 측은 문신 시술 합법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문신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합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패션타투협회 등은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에 문신 합법화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헌법소원 결과를 넋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어 대한보건협회 주관 아래 130명이 넘는 문신사들을 대상으로 보건·위생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며 “타투 산업이 완전히 양지로 나오게 된다면 남아있는 문신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자연스레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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