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면세점과 백화점의 가격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흔히 면세품은 국가에서 세금을 면제해주기 때문에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요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고가의 명품을 중심으로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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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네버풀MM’은 세전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 판매가보다 6만원 저렴해 격차가 가장 적었다. 백화점에서 538만원, 면세점에서 4370달러(493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샤넬 ‘클래식 플랩백’의 가격차는 비교적 컸으나 개별소비세 적용 대상 품목(463만원 초과)으로 분류돼 107만원 상당의 세금이 붙어 역시 백화점에서 구입할 때보다 62만원가량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 큰 문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혜택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 등 일반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추후 공항에서 부가가치세(물품구입가의 5~8%)를 환급해주는데 루이비통 등 일부 고가 가방은 이를 활용해 백화점에서 사는 것이 면세점을 이용하는 것보다 4만원 가량 저렴했다.
면세점은 최근 국내 관광시장 활성화의 한 축으로 평가받으며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더욱이 명품 잡화는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주요 쇼핑품목 중 하나다. 국가에서 세금을 면제해주는 이유는 관광활성화에 기여하라는 목적이 큰데 이러한 상황이라면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선 기본적으로 가격은 면세점이 싸지만 일부 고가의 수입품에서 환율 상승으로 인해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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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업체들과 물품 공급 계약을 두 시즌 전에 하는데 달러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그 사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그만큼 로컬 매장과 가격 차이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며 “일부 제품은 세금 환급을 받으면 가격 역전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말 업체들과 협의해 공급가를 5% 정도 낮추기도 했다. 그래도 해소되지 못한 부분은 추후 다시 협의를 진행해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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