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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무대 속살 보이니 관객들 빵 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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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I 2012.05.28 11:26:32

연극 `노이즈 오프`
세트 180도 회전 무대
앞에선 극중극 연기
뒤에선 치정 싸움 소동
3류극단 뒷얘기 희극화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5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연극 `노이즈 오프`(사진=적도)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희극은 희극다워야 한다. 재미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간 참 많이도 속아왔다. `10초마다 터지는 웃음` `이번 세기 가장 강력한 웃음폭탄` 등등의 화려한 문구에도 휘둘렸다. 어이없는 웃음도 웃음이라면 거짓은 아니었다. 그런데 진짜 희극이 왔다. 대단히 재미있다는 뜻이다. 제대로 중무장했다. 무대를 잠깐 들여다보자.

“전화 끊고 닭다리 놓고 신문 갖고 들어가는 겁니다!” 배우가 동선을 자꾸 잊어버리자 보다 못한 연출이 악을 쓴다. 이들은 `빈집 대소동`이란 연극을 준비 중이다. 막바지 리허설이라 하는데 뭔가 자꾸 삐걱거린다. 술병을 들고 어디론가 숨어버리는 배우, 대본 속 대사상황이 이해가 안 되면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배우, 콘택트렌즈를 잃어버리고 무대 위를 기어다니는 배우까지. 첫 공연까진 20시간이 남았다.

`과연 무사히 막을 올릴 수 있을까.` 이쯤에서 누구든 생각할 수 있다. 그걸 풀어나가는 것이 스토리려니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다. 여기에 극의 복선이 깔려 있다. 그리곤 아무도 짐작 못한 카드를 서서히 내보인다.

연극 `노이즈 오프`가 5년 만에 돌아왔다. 연출가 백원길이 나서 영국 유명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이 10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희곡을 풀어헤쳤다. 공연 중 무대 반쪽을 가른 세트 뒤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배우와 스태프, 오해가 증폭된 그들의 애정·갈등이 드라마를 꿰는 고리다. 혼란이 얽히고설켜 끝모를 데까지 치닫는 대소동극이다.   3막으로 구성됐다. 특별히 막을 언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작품에선 막 구분이 대단히 중요하다. 정리하자면 관객들은 똑같은 극중극을 세 차례 보게 된다.

1막에선 `빈집 대소동`의 리허설 장면을 보여준다. 스토리가 잡히고 배우들의 캐릭터가 드러난다. 그리고 2막은 4주 후 올린 지방공연. 1막에서 보여준 6m 높이의 2층집 세트가 180도 통째로 뒤집힌 배경이다. 비로소 `빈집 대소동`이 올라가고 있는 무대세트 이면과 이들이 빚은 갈등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본격적인 전쟁은 여기서부터다. 배우와 배우, 배우와 스태프 사이에 싹튼 애정이 애증으로 바뀌면서 연쇄보복을 실은 육탄전을 벌이는 거다.  
▲ 연극 `노이즈 오프`(사진=적도)
그리고 한 달 뒤, 3막이다. `빈집 대소동`의 마지막 공연이다. 무대배경은 다시 뒤집혔다. 하지만 치정관계에 의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아니 한층 심도 깊어졌다. 화를 참지 못한 배우들이 무대에서 제멋대로 막 나가고 대사는 꼬이고 연기까지 엉망진창이다. 배우들은 이제껏 묶어놨던 반목을 전면에 드러내며 파국의 절정으로 향한다.

1982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하고 그해 `이브닝 스탠다드 시어터 어워즈`에서 베스트 코미디상을, 이듬해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연극상을 수상했다. 국내선 2006년 초연하고 다음해 재공연을 올렸다. 주·조연을 따로 구분할 필요 없이 모든 배우가 고른 연기 강도와 내용을 나누는 것이 극의 강점이다. 4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배우 장현성과 안신우가 `연출`을 맡았고, 연출 백원길이 직접 무대에 올라 서현철, 황정민, 전배수, 김동곤, 김로사 등과 최상의 앙상블을 펼친다.

그저 한바탕 짤막한 해프닝이 아니다. `생난리`의 정수다. 그런데 치밀하게 계산된 생난리다. 공연시간이 2시간40분. 웬만한 정극에서나 시도하는 인터미션까지 뒀다. 허나 지루할 틈이 없다. 사전에 계획된 정교한 복선, 감춰둔 희극성을 부각한 완성도 높은 수작이다. 뺄 것도 더할 것 없는 완제품 희극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6월10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68-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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