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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맛집을 집에서 저렴하게"[사(buy)는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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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5.11.29 07:00:00

올 4분기 마켓컬리 셰프 밀키트 판매량 10% 증가
외식 물가 상승 속 '보장된 맛' 찾으려는 소비심리
시간내기 어려운 상황 속 콘텐츠 경험으로 진화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사(Buy)는 게 뭔지:사는(Live) 게 팍팍할 때면, 우리는 무언가를 삽니다(Buy). 경제지 기자가 영수증 뒤에 숨겨진 우리의 마음을 읽어드립니다. 다이소 품절 대란부터 무신사 랭킹 1위까지. 도대체 남들은 뭘 사고, 왜 열광할까요? 물건의 스펙보다는 ‘그걸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장바구니를 보면 시대가 보이고, 결제 내역을 보면 내 마음이 보이니까요. 소비로 세상을 읽는 시간, <사(Buy)는 게 뭔지>입니다.

유명 셰프의 식당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일명 ‘웨이팅 지옥’을 견디는 것은 맛있는 한 끼를 위한 필수 투자가 됐다. 하지만 사는(Live) 게 바쁜 현대인에게 시간은 돈보다 비싼 자원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이제 줄을 서는 대신, 장바구니에 셰프의 이름을 담는다. 경제지 기자가 영수증 뒤에 숨겨진 마음을 읽어주는 <사(Buy)는 게 뭔지>, 두 번째 이야기는 미식(美食)의 방구석 1열, ‘셰프 RMR(레스토랑 간편식)’ 열풍이다.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의 미식관 캡쳐.)
올 4분기 마켓컬리 셰프 밀키트 판매량 10% 증가

“유명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1만 원대에 먹는다.” 이 문장은 고물가 시대의 가장 강력한 판촉 멘트가 됐다. 리테일 테크기업 컬리의 데이터는 이 흐름이 일시적 유행이 아님을 증명한다.

지난 9월, 이연복·정호영·정지선 등 스타 셰프들의 브랜드를 한데 모은 ‘미식관’을 오픈한 이후, 관련 매출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올 4분기(10월 1일~11월 25일) 컬리의 대표 셰프 7인 RMR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다. 상품의 다양성도 늘었다. 같은 기간 셰프 RMR 상품 수는 작년보다 30%나 급증하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외식 물가 상승 속 ‘보장된 맛’ 찾으려는 소비심리

지갑을 열기 무서운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시대, 소비자는 모험보다 ‘안전’을 택한다. 비싼 돈을 내고 맛없는 음식을 먹는 ‘실패’를 피하기 위해, 검증된 셰프의 이름값에 기대는 심리다.

매출 데이터는 이 신뢰 비용의 흐름을 보여준다.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의 목란은 컬리 대표 RMR로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했다.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 쌀쌀해진 날씨 덕에 정호영 셰프의 ‘우동카덴’은 전년 대비 40%가 넘는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밖에서 떨며 줄을 서는 대신, 집에서 확실하게 보장된 따뜻한 국물을 선택한 결과다.

시간 내기 어려운 상황 속 ‘콘텐츠 경험’으로 진화

RMR은 이제 단순한 ‘끼니 때우기’를 넘어, 셰프의 철학을 경험하는 콘텐츠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미디어 노출로 팬덤을 형성한 뉴 페이스들의 약진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 새롭게 컬리와 손잡은 윤서울의 김도윤 셰프와 포노 부오노의 김태성 셰프는 빠르게 팬층을 흡수하고 있다. 김도윤 셰프는 기존 면류 3종에 이어 특제 양념 소스 불고기를, 김태성 셰프는 히든 천재의 알리오 올리오에 이어 베이커리까지 라인업을 확장했다. 바쁜 일상 탓에 예약조차 힘든 핫플레이스를 택배로 경험하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밥이 아니라 ‘경험’을 산다(Buy)

결국 RMR 한 팩을 사는 행위는 단순한 장보기가 아니다. 그것은 수개월 전 예약해야만 갈 수 있는 ‘목란’이나 ‘진진’, 혹은 미슐랭 레스토랑의 테이블을 내 집 식탁으로 옮겨오는 ‘공간 이동’의 마법이다.

사는(Live) 게 팍팍할수록, 우리는 작지만 확실한 사치에 집중한다. 2만 원짜리 파스타 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으며 우리는 셰프의 손맛과, 그 식당의 분위기와, 나를 대접한다는 만족감을 함께 결제한다. 오늘 저녁, 당신의 식탁 위에 오른 것은 냉동 식품이 아니라, 일상을 환기해 줄 근사한 ‘미식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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