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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재의 가장 큰 특징은 ‘꺼질 듯 꺼지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배터리 소재의 핵심인 리튬의 특성 탓이었습니다. 리튬은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모바일·전기차 시대에 없어선 안 될 ‘하얀 석유’로 불리는 물질입니다. 리튬은 자연발화성 및 금수성(禁水性) 속성을 지닌 금속물질이어서 고온·고압이나 수분 등 특정 외부환경에 노출되면 쉽게 폭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죠.
실제 이번 화재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처음엔 배터리 하나에서 연기가 나며 불이 붙기 시작하더니 옆에 보관돼 있던 배터리들이 순차적으로 같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고열이 옆 배터리로 전달되며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리튬 배터리의 ‘열 폭주’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여기에 직원들은 일반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는데요. 리튬의 특성 탓에 기존 분말·질식 소화기로는 불을 끄기 어려운데, 이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진화에 나선 것이죠. 결국, 직원들은 불을 끌 수 없는 방법을 시도하다 도망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쳐버리게 된 셈이 됐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해당 업체가 이런 화재에 전혀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3월 화성소방서 남양119안전센터는 해당 공장에 대한 소방활동조사를 진행한 후, 이번 화재가 발생한 공장 3동을 특정해 ‘3동 제품 생산라인 급격한 연소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 있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화재 우려가 있으니 이에 대비하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리튬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금속소화기’는 국내에선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도 않았고, 해당 공장에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일반 화학물질로 분류 돼 있어 이에 대한 위기 대응 방식도 정해져 있지 않았죠. 이 때문에 리튬에 대한 별도의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배터리 화재는 진화가 매우 어렵고 계속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불이 다시 살아 날 수 있다”며 “전부 탈 때까지 불이 지속되며 예방이 최선이다. 화재 예방, 관리, 초기진압 대비 강화 등에 소방과 기업이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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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번 화재 사고의 원인에 대한 조사를 위해 대규모 수사팀을 꾸렸는데요. 회사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 현장 압수수색 등 강도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고, 정부 차원에서도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