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통, 세계로]①K유통, 국내 성공 DNA 해외 이식한다

함지현 기자I 2018.10.29 07:00:00

내수 포화 ''선택 아닌 필수''…국내서 쌓은 노하우 이식
홈쇼핑·편의점·배달앱까지 플랫폼 진출 가속화
철저한 시장조사 기반, 장점 극대화

국내 유통기업들이 플랫폼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베트남 모습(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우리나라 유통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내수시장 포화와 규제 강화로 성장에 한계를 느낀 업체들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플랫폼을 해외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세계화에 나서고 있다. 업종도 홈쇼핑·편의점·택배·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식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내년 상반기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다. 현지 실정에 맞는 음식 배달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국내 배달 앱 시장에서 쌓은 경쟁력과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하면 ‘그랩푸드’와 같은 세계적 브랜드나 베트남 현지 배달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처럼 유통 플랫폼을 외국에 수출하는 일은 쉽지 않다. 현지 시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너무 일찍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여 외면 받은 경험이 우리 유통사들에겐 있다. 예측 불가능한 정치·사회적 외부 요인으로 인해 사업에 위협을 받기도 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형마트가 중국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보복조치로 현지 사업을 완전히 정리한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시장에서 사드 보복 이전에도 치열한 경쟁 탓에 적자를 거듭해왔다.

그럼에도 국내 유통기업들은 꾸준히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홈쇼핑이 대표적이다. CJ ENM 오쇼핑부문(CJ오쇼핑), GS홈쇼핑 등 국내 홈쇼핑사들은 쇼핑에 오락적 재미를 더한 ‘한국식 홈쇼핑’으로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홈쇼핑 업체들은 기존에 없던 반품 서비스 등으로 현지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문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CJ오쇼핑 태국 법인인 GCJ는 현지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는 재미를 더한 것이 K홈쇼핑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철저한 시장조사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은 지난 2014년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과 손잡고 일본에 ‘라인와우’라는 음식배달 앱을 선보였다가 1년 만에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실패 요인으로는 부족한 시장조사와 다소 이른 진출 시기 등이 꼽힌다. 당시 일본은 배달 음식에 대한 관심이 덜했을 뿐만 아니라, 골목마다 들어선 편의점이 수준 높은 음식을 판매하며 그 수요를 대신하고 있었다.

회사 측은 당시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내년 베트남 시장 진출을 앞두고 시장 조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10여명 규모의 전담팀이 구성돼 현지에 체류하고 있으며,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수시로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현지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회사 측은 정보통신(IT) 기기 사용이 익숙한 젊은 세대가 많고,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직접 요리를 하거나 외식을 하기 보다 음식 배달을 선호하는 현지 상황을 감안해 두 번째 해외진출 국가로 베트남을 택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철저한 시장조사에 기반한 현지화 뿐 아니라 자사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 또한 구사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지역에 한국형 택배 플랫폼을 수출해 ‘택배 한류’를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 택배사업 운영으로 검증된 택배 배송체계와 배송추적 시스템 등 현재의 서비스와 운영체계들을 더욱 심화·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