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랜딩클럽처럼‥은행 연계 P2P 모델이 돌파구"

김유성 기자I 2020.06.18 06:00:00

1세대 P2P금융기업 피플펀드 김대윤 대표 인터뷰
"피플펀드, 은행통합형 모델로 신뢰도 높이겠다"
미래 수익 예측 힘든 부동산 PF 덜어내고 개인신용 집중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P2P금융이 신뢰의 위기라고 하지만, 이럴 때는 1금융권과의 연계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P2P금융은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연체율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동요했다. 일부 P2P금융에서는 사기 대출 문제도 불거졌다.

2015년 사업을 시작한 1세대 P2P금융 업체인 피플펀드는 1금융권인 JB전북은행과 연계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김 대표는 “P2P금융 업계 내 만연된 문제 중 하나가 사기 대출인데 은행 통합형 모델은 이 위험성을 확실히 낮춰준다”고 강조했다.

피플펀드의 모델은 P2P금융업체와 대출자 사이에 은행이 끼는 구조다. 투자자들에게 모집한 투자금은 은행이 담보로 잡혀 은행에 예치된다. 은행은 이를 담보로 대출자에 대출을 집행한다. 쉽게 말해 대출자와 투자자는 P2P금융업체가 모집하고, 대출은 은행이 집행하는 형태다. 만약 대출자가 연체를 하면 은행이 직접 추심을 한다. 대출자의 연체 정보는 전 1금융권에 공유된다.

이렇게 하면 대출 연체 여부가 잘 드러나지 않는 대부금융과 비교해봤을 때 사기 대출을 막을 수 있다. 미국의 원조 P2P금융 기업 렌딩클럽이 이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대출자에게도 유리하다. 대부금융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대출자가 1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대출 기록에도 대부금융이 아닌 은행 대출로 남는다. 연체나 부실에 대한 걱정도 덜 할 수 있다. 만약 피플펀드가 경영난에 빠져 회사 계좌가 동결되어도 투자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피플펀드와 별개로 JB전북은행 계좌에 투자금이 예치돼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인 JB전북은행에게도 나쁠 게 없다. 수도권 30대 고객이 절실했던 JB전북은행 입장에서는 피플펀드와 협력해 40만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특히 젋은층 고객을 대거 유입하는 효과를 냈다.

김 대표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2016년 야심차게 시작했던 부동산PF 상품에서 연체가 잇따라 발생했다. 0%던 연체율은 작년 4월에는 12.72%까지 상승했다. P2P금융협회 내 회원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었다. 연체와 무관한 P2P금융상품들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대표는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고 했다.

이후 김 대표는 부동산PF를 덜어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기존 채권 관리 외에 신규 상품 출시를 중단했다. PF 누적 취급액 1633억원 중 1463억원이 상환됐다. 5월말 기준으로 잔액은 170억원으로 줄었다.

그는 “부동산PF의 경우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데다 미래 수익을 예측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면서 “1~2년 단기 투자자가 많은 P2P금융투자의 특성상 (장기 투자가 전제되는) 부동산PF와는 맞지가 않았다”고 말했다.

부동산PF를 떼낸 피플펀드는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에는 공제회 등에서도 투자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P2P금융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게 된 셈이다. 저축은행에서 투자자로 나서겠다는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역할은 금융업의 메기 역할”이라면서 “소상공인 등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금융상품을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베인앤컴퍼니의 컨설턴트, 소프트뱅크 벤처스에서 투자대상 기업을 심사하는 심사역을 하다 2015년 피플펀드를 창업했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 (피플펀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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