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92% 상승한 6067.70,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03% 오른 1만9733.59를 기록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도 이날 8.32% 하락한 16.41까지 떨어졌다.
◇엔비디아 등 반등 성공했지만…“안심 못해”
엔비디아는 이날 8.93% 상승하며 전날 급락분(17%)을 일부 회복했다. 전날 급락했던 브로드컴(2.59%), TSMC ADR(5.25%), 암홀딩스 ADR(2.4%) 등도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AMD는 이날도 0.5% 빠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1.11% 반등에 그쳤다.
다만 이날 엔비디아 반등세가 전날 하락세 대비 미미했던 만큼 딥시크의 쇼크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만약 저비용, 저사양칩으로 AI개발이 가능하다면 과거처럼 최첨단 엔비디아칩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토마스 마틴은 여전히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장은 여전히 다소 불확실성이 있는 상태”라며 “데이터센터 등에 더 많은 전력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테마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는 흔들린 상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AI낙관론과 비관론이 상존하고 있다. 딥시크의 출현은 AI경쟁을 가속화하면서 최첨단 AI칩 수요를 더욱 촉진시키거나 비용을 감소시켜 하이퍼스케일러의 수익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반면 저비용으로 AI개발이 가능하다면 엔비디아의 최첨단칩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면서 AI하드웨어 섹터는 과거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바워삭 캐피털 파트너스의 에밀리 바워삭 힐은 “우리는 여전히 AI 기반 생산성 이야기를 믿지만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난 2년 동안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투자자들이 AI 투자에 있어 더욱 분별력 있고 선별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투자가 지속될지 여부는 내일 발표될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테슬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증시 전반은 호조…“AI섹터를 넘어서는 강세 가능”
엔비디아 등 반도체칩의 주가는 크게 흔들렸지만, 뉴욕증시 전반은 여전히 강세장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반도체칩에 대한 수요가 바이오 등 다른 섹터로 옮겨가고 있다. 전날 반도체주와 유틸리티주는 급락했지만,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지수는 상승 마감한 이유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은 “전날 하락한 주식보다 상승한 주식이 더 많았다는 사실은 이번 시장 랠리가 확대되면서 AI 섹터를 넘어서는 강세의 분명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시장은 내일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보면서 향후 투자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거의 100%이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경기진단 및 향후 정책 방향이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파월 의장을 만나 금리인하가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밝히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에 대한 파월의 입장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바워삭 힐은 “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고 있고, 연준이 올해 정책방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모두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올해 한 번만 금리가 인하되거나 심지어 인하되지 않는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금리 보합…달러·유가는 상승
이날 국채금리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오후 4시반 기준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오른 4.538%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0.1bp 상승한 4.197%를 기록 중이다.
달러는 다시 강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51% 오른 107.89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60달러(0.82%) 상승한 배럴당 73.7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도 전장보다 0.41달러(0.53%) 오른 77.49달러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