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추구하는 것이 미덕으로 꼽히는 요즘. 서울 강남구 퓨처플레이(FuturePlay) 사무실에서 만난 권오형 파트너의 대답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권 파트너는 “벤처업계는 경험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곳이기 때문에 실패 자체에 부여하는 가치가 크다”며 “법인 폐업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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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플레이는 지난 2013년 출범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기업이다. 현재까지 137개 스타트업에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했다. 권 파트너는 주로 투자 대상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돕는 일을 한다.
퓨처플레이는 ‘시드’(Seed)에서 시리즈A 라운드 등 초기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한다. 퓨처플레이가 투자한 기업들 가운데 90%가 3년 이상을 생존하는 스타트업으로 거듭난다. 초창기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스타트업들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생존률이 탁월한 셈이다.
그는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 기업을 발굴한다. 권 파트너는 “국내에 굉장히 다양한 데모데이가 열리는 데 기회가 닿는 한 최대한 참석하려고 한다”며 “이밖에도 내부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대학 리서치랩이나 교수를 찾아 법인 설립부터 도와주는 방식으로 인연을 쌓기도 한다”고 말했다.
권 파트너는 국내 스타트업의 수준이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의 수준이 해외보다 낮다는 편견을 깨는 시각이다. 그는 “이스라엘을 포함해도 국내 스타트업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며 “미국과 견줘도 평균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특히 인적자원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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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대상 기업 중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계기는 무엇일까에 대한 답은 ‘사람’이었다. 권 파트너는 “스타트업을 끝까지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공에 대한 열망이 크거나 다양한 난관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극복하는 ‘열정 원동력’을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타깃 시장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초창기 생각한 대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성공한 경우는 없다”며 “훌륭한 창업자들도 배나 요트를 만들 수는 있지만 파도를 만들 수는 없듯이 (시장 환경이) 어떻게 조성되는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 파트너는 “창업이나 벤처투자를 평생 업으로 하면서 벤처업계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퓨처플레이가 자체적인 투자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게 그의 대답이다. 권 파트너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경험 중 창업이 가장 값지다”며 “(창업이나 스타트업을 망설이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도전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퓨처플레이는 이달 현재 총 4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설립 이듬해인 2014년부터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TIPS) 운영사로, 올해부터는 경기도 민간투자연계형 기술창업지원사업(경기 WINGS)운용사로 선정됐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뷰노(vuno) △스페이셜(Spatial)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 △서울로보틱스(seoulrobotics) △EO △비트센싱 등이 있다. 이중 뷰노는 지난 10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통과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리모트몬스터와 플런티는 각각 카카오(035720)와 삼성전자(005930)에게 성공적으로 인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