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부실 수사·대응 미흡' 도마 위 오른 경찰

신민준 기자I 2019.06.15 08:35:11

경찰 "2016년 정준영 불법 촬영 수사 부실 확인"
경찰 '진주 방화 살인' 안인득 신고 처리 미흡"
무차별 폭행 수수방관한 경찰 부적절한 대응 영상 공개
비아이 마약 의혹 일파만파…양현석 사건 개입 의혹도
'전 남편 살해' 고유정 현 남편, "고유정이 내 아들 죽...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미처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가수 정준영씨. (사진=이데일리DB)
이번 주는 부실수사와 대응 미흡 등 경찰과 관련한 이슈로 시끄러웠는데요. 경찰은 2016년 가수 정준영씨의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한 수사가 부실했다는 점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또 진주 방화·살인사건에 앞서 피의자 안인득에 대한 대응 역시 미흡했다고 밝혔습니다. 관공서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시민이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한 것과 관련해 주위를 지나던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듯한 영상도 공개돼 경찰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정준영 △안인득 △함평 폭행 △비아이·양현석 △고유정입니다.

◇정준영 수사 경찰관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 송치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2016년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으로 정준영씨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 A씨를 직무유기와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불법 촬영물이 담긴 정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정씨 측에 “전화기를 잃어버렸다고 해 수사를 쉽게 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A씨는 또 정씨의 휴대전화를 복원한 디지털포렌식업체를 직접 찾아가 데이터 복원이 어렵다는 내용의 거짓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씨의 불법 촬영 사실은 2016년 8월 피해 여성이 ‘정씨가 휴대전화로 자신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했다’며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세간에 알려졌는데요.정씨는 2015년 말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혐의로 올해 4월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2016년 수사 당시 경찰이 정씨의 휴대전화를 정상적으로 확보해 내용을 복원했다면 정씨의 불법촬영이 일찍 드러나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주 방화·흉기 난동 피의자 안인득(42)이 지난 4월 경남 진주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경찰, 안인득 사건 관련 경찰관 11명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에 넘겨

경남경찰청은 지난 13일 올해 4월 18일 경남경찰청 소속 36명으로 진상조사팀을 꾸려 2개월 가까이 진행한 진주 방화·살인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한 것인데요. 경찰은 방화 살인으로 흉기에 찔려 다친 안인득 윗집 주민 등에 의해 지난 2월 28일과 3월 3일·12일·13일 신고가 잇따랐는데도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또 일부 피해자들이 신고 과정에서 안인득이 정신질환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지만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관련 경찰관 31명 중 11명을 경남경찰청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합동위)에 넘기기로 했는데요. 변호사와 교수 등 21명으로 구성된 합동위는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감찰조사의뢰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합동위가 결정한 감찰조사 대상자에 대해 다시 감찰을 벌여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범인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오전 4시 25분쯤 자신이 거주하는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8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현재 안인득은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신질환 감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1일 함평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한 남성이 다른 남성에 의해 얼굴 등을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찰 “함평 폭행 사건 현장 대응 사실 관계 파악하겠다”

전남 함평에서는 지난 11일 함평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한 남성이 다른 남성에 의해 얼굴 등을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가해 남성은 옆을 지나가던 경찰차를 멈춰 세운 뒤 피해자의 손을 잡고 자신의 얼굴을 때리거나 눈을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오히려 쌍방폭행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경찰의 대응 부분인데요. 경찰은 이들 주위를 맴돌며 휴대전화를 만질 뿐 적극적인 제지는 없었습니다. 뒤늦게 3~4명의 경찰이 더 출동한 뒤에야 경찰은 가해자를 제지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해당 영상이 올라오면서 경찰의 무책임한 대응에 대한 누리꾼들의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지난 12일 전남 함평경찰서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입장문을 냈는데요. 경찰은 입장문에서 “경찰은 차량에서 내려서 현장 확인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이후 정보·강력팀 형사 등이 현장에 도착한 뒤 추가 조치를 취했다”며 “다만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한 뒤 적절한 조치와 함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찰의 얘기를 믿을 수 없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가수 비아이. (사진=이데일리DB)
◇“비아이 마약 투여 의혹…양현석이 무마해줬다”의혹 제기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가수 비아이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를 소속사 YG의 양현석 대표가 무마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2016년 8월에 경기도 용인 동부경찰서는 가수 연습생 출신 한모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씨는 지인인 가수 비아이도 마약을 투약했다고 털어놨는데요. 당시 바아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보여줬지만 결국 비아이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한씨가 비아이는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최근 한씨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양현석 대표가 한 씨를 만나 진술을 번복해달라며 회유했고 변호사까지 선임해 줬다는 겁니다. 한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국민권익위에 양 대표가 경찰과 유착해 수사에 개입했는지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제2의 버닝썬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버닝썬 사건은 YG엔터테인먼트 전 소속 가수 승리가 클럽 버닝썬 등을 이용해 경찰과 유착을 비롯해 성매매 알선, 횡령 등의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말합니다. 현재 승리 등 관련자들은 재판을 받거나 앞두고 있습니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가운데) (사진=연합뉴스)
◇고유정 의붓 아들 의문사 연관 의문 증폭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의 현재 남편이 고씨가 자신의 아들을 살해했다고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이에 고씨가 의붓아들의 의문사와 연관 있는지 의문도 커지고 있는데요. 청주 상당경찰서는 제주검찰과 협의해 조만간 제주로 건너와 고씨를 직접 조사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고씨는 2017년 현재 남편 A씨와 재혼했습니다. A씨는 최근 전처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을 함께 양육하기로 고씨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고씨의 의붓아들인 B군은 지난 3월 아버지와 함께 자다 침대 위에서 숨졌습니다. 경찰은 당시 질식사로 추정했으나 타살혐의점은 찾지 못했는데요. 고씨가 B군의 장례와 발인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경찰은 고씨의 전 남편 살해사건과 함께 의붓아들 의문사를 함께 병행 조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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