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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내년 서울 수도요금이 9년 만에 오를 전망이다. 상수도 사업에서 매년 수백억원씩 적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전하기 위해 누적 사용량과 상관없이 요금을 전격 인상하기로 한 것.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고를 겪는 서민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16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서울시의회 제298회 정례회에서 ‘서울시 수도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17일 열리는 ‘11차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심의·의결 절차를 밟는다. 앞서 시는 지난 8월 이러한 내용의 수도 조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후 시민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 이전에 반드시 수도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내부 의지가 강하며, 그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시의회와 여러 차례 논의해 긍정적 답변을 얻은 만큼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수도 요금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인상이 예고됐다. 서울시의 수돗물 생산원가는 2019년 기준 1㎥당 706원이지만, 상수도요금은 565원(㎥)에 불과해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도요금 현실화율(생산원가 대비 판매단가)도 8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상수도 사업의 적자는 48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 동안 누적된 적자 규모는 1614억원에 달한다. 연도별 적자 규모도 △2015년 39억원 △2016년 256억원 △2017년 348억원 △2018년 487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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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용은 기존 누진제 세 구간을 두 구간(0∼300㎥ 1020원, 300㎥ 초과 1150원)으로 간소화한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사용량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1㎥당 각각 1160원, 1270원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일반용의 65~75% 수준으로 요금을 내는 공공용의 경우 2022년부터 일반용 기준을 적용한다. 또 욕탕용 요금도 기존 누진제를 폐지하고 2023년부터는 1㎥당 620원을 적용한다.
시는 이같은 상수도 요금 현실화를 통해 재정 적자를 개선하고 시설투자, 상수도 운영 시스템 고도화 등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혼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외부기관과의 합동조사를 통해 해당 수돗물 유충은 정수과정이 아닌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시는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돗물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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