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中 경기 회복 기대감…국내선 화장품·음식료株 ‘뚝’

박순엽 기자I 2024.11.19 05:05:00

‘중국 비중’ 높은 LG생활건강, 6개월 새 30%↓
농심도 中 소비 위축에 15일 장중 한때 최저가
현대제철·포스코홀딩스 등도 실적 우려에 약세
“中 경기 회복 시 소비재 업종 중심 강세 예상”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구체적인 내수 진작과 소비 부양 방안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회의에 이어 ‘중국 최대 소비 기간’ 광군제에서도 소비가 부진했다는 소식이 겹치면서 중국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선 중국 경기와 관련 있는 화장품과 음식료품, 철강 종목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18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LG생활건강(051900)은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30%) 하락한 33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5월 기록했던 연고점 48만원에서 29.79% 하락한 수준이다. 애경산업(01825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40원(1.70%) 오른 1만 4340원으로 마감했지만, 지난 15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저가인 1만 3600원에서 크게 반등하진 못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중국 소비 위축 우려 속 중국 화장품 소비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종목 모두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데, 실제로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올 3분기 중국 화장품 사업의 부진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17.4%,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에 대해 “중국 적자 요인은 마케팅비 확대와 오프라인 채널 악화라는 두 가지 요인”이라며 “마케팅비 효율화는 중국 업황 회복이 전제돼야 하고, 오프라인 부진은 업황과 더불어 구조적 영향도 크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음·식료품 종목 중에선 농심(004370), 오리온(271560) 등이 올 3분기 중국 법인 부진에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농심은 국내와 중국 내수 시장 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며 라면·스낵 판매가 부진했다는 해석과 함께 지난 15일 장중 한때 주가는 31만 7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빠르게 효과를 내지 못하자 과잉 생산된 중국산 철강이 국내 시장을 향하면서 철강 종목의 주가도 실적 우려에 발목을 잡힌 상태다. 중국의 올해 10월까지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해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제철(004020),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주가는 이달 각각 15.19%, 13.56% 하락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글로벌 철강 가격의 하락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철강사들 주가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중국이 10월 철강 생산을 증가한 데 따라 연말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 한편에선 지난 15일 발표된 중국의 지난달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부양책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양책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진다면, 최근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에 소비재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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