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부터 남미까지 점점 더 많은 국가가 국제 무역 대금을 위안화로 지급하는 등 탈달러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중국과 교역에서 미국 달러 대신 위안화 결제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볼리비아도 ‘탈 달러’ 흐름에 동참할 전망이다. 중국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은행에 무역 대금 결제용으로 위안화 대출을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는 실제 통계를 살펴보면 달러 위상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가 제시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거래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년간 88% 선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준도 단기적으로 달러의 지위가 감소할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볼리비아의 법정통화 ‘볼리비아노’를 말레이시아의 ‘링깃’으로 환전하는 과정에서도 달러를 활용하는 게 가장 간단하고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볼리비아노를 달러로 바꾼 뒤 이를 다시 링깃으로 환전하는 게 가장 편한 만큼 달러 위상을 계속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가 달러의 효용성을 설명하기 위해 영어 사용을 예로 든 논리도 차용해 달러패권을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 공영어로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중국 밖에서 중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위안화의 국제화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외 중국 당국의 통제로 위안화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안화의 위상 강화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달러화 패권은 물론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현 상황에서 탈달러화 주장은 과하다”라면서 “실질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달러의 지배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