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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중공업은 지난달부터 서울회생법원에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신한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선박기자재 기업으로 지난 2007년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가 됐다. 지난 3월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율은 89.22%다.
1990년 설립된 신한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수주에 힘입어 성장하면서 대우조선해양에 편입됐지만 이후 2014년부터는 해양플랜트 수요가 줄어들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17년부터 회생절차 개시 전까지는 산업은행 관리를 받아왔다. 신한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3269억원, 부채 328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달 시작된 신한중공업의 회생절차는 정부의 ‘그린뉴딜’ 드라이브에 힘입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울산광역시가 신한중공업 부지 일부를 사들여 해상풍력 인프라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해상풍력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 가운데 그린뉴딜의 주요 프로젝트다. 정부는 지지부진했던 해상풍력산업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 주도로 적당한 부지를 발굴하고 인·허가 절차를 개선해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전북 서남권 등 일부 지역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울산을 중심으로 동남권에는 총 6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을 오는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착공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지난달 한국석유공사 등의 기관과 사업 진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현재 현장평가를 위한 풍황계측기를 설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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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울산시는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강양·우봉 1지구 중 신한중공업이 보유한 41만㎡(약 12만4000평) 상당을 사들여 해상풍력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민간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지 대금은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조원경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최근 신한중공업을 방문해 업무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울산시 계획대로 부지 매각이 진행되면 신한중공업 회생 절차는 물론이고 나아가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매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지 대금으로 부채 일부를 청산하고 매각 매물로 나오게 되면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조선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부채를 청산하더라도 매각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울산시 관계자는 “신한중공업 부지 일부를 해상풍력 복합단지 조성 후보군 물망에 올려서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법원의 회생절차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