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책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날 3시간 가량 이어진 논의 끝에 “정부와 여야는 일본에 경제보복 대응에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도출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장기화되며 대응 수위를 높이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대일 강공모드 전환으로 지지율도 한주새 반등한 가운데, 일본이 추가조치를 시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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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1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2.5%p)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이주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2.9%p 오른 50.7%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본격화로 우려가 확산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던 것에서, 문 대통령이 강경 대응에 나서며 한주만에 반등한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서며 이주 들어 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는 수위가 올라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일본이 이번에 전례 없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것은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는 점을 먼저 지적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반도체 산업을 겨냥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는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우리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고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본을 향해 직접 ‘경고’라는 단어까지 꺼내들었다. 문 대통령은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결국에는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회의 뒤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공유하며 “이번 대통령님의 발언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일본을 향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데에 힘을 쏟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동 뒤 △일본 조치의 부당성 지적 △일본의 조치 철회 및 외교적 해결 촉구 △범국가적 비상협력기구 설치 △위기 극복을 위한 소통과 통합 노력 등의 4가지항을 담은 공동 발표문을 도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동에 대해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함께 만난 자리에서 공동 발표문까지 발표를 할 수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높은 점수를 줘도 되지 않을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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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제3국 중재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제안에, 일본측이 제안했던 답변 기한인 18일까지 우리 정부가 응답하지 않자 추가 보복 조치를 시사하고 나섰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19일 담화를 통해 “한국 측에 의해 야기된 엄중한 한일관계 현황을 감안해 한국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한국은 거듭되는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정부에 이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즉시 강구하도록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일본의 주장에 적극 반박하면서도 재차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일본의 담화 직후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다 소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고 이는 WTO 원칙, 그리고 자유무역 규범과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발언한 자유무역 원칙, 나아가 글로벌 밸류체인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오히려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주체는 일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김 차장은 “우리는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모든 건설적인 제안이 열려 있는 입장”이라며 일본에 논의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