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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식인의 '이유있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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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I 2015.09.16 06:16:30

1957∼1979년 '반우파투쟁'
체제 비판하면 낙인찍어 탄압
스승·문인·예술가들 고난의 역사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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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중국현대사
장이허|524쪽|글항아리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현대 중국은 기이한 나라다.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주도의 사회주의, 경제적으로는 돈이 주도하는 자본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공산당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국가다. 이해하긴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은 성공했다.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는 초강대국으로 우뚝 섰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민주주의, 빈부격차, 부패, 환경오염, 소수민족 등 당면문제를 앞에 두고 13억 5000만이라는 인구 중 왜 다른 목소리는 없을까. 1980년 5월 광주를 기억하는 대한민국과 달리 텐안문 사태는 중국에서 여전히 금기어다.

책은 이런 의문을 해소한다. 1957년부터 1979년까지 20년간 이어진 이른바 중국 내 ‘반우파투쟁’ 당시 우파로 지목돼 사실상 숙청당한 중국 지식인들의 삶을 다뤘다. 실제 저자 장이허는 중국민주동맹의 실질적 책임자로 교통부장과 광밍일보 사장 등을 역임했지만 결국 ‘우파의 두목’으로 몰려 핍박받은 장보쥔의 딸이다. 저자 역시 20대 말에 우파로 몰려 20년의 징역혁을 선고받고 옥중에서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책은 그녀가 61세가 되던 2002년부터 부모와 교유한 지식인, 스승, 문인, 예술가들의 고난을 엮은 것이다.

1957년은 중국 현대사의 분수령이다. 그해 2월 마오쩌둥은 정풍운동을 내세워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백화제방 백가쟁명’(百花齊放 百家爭鳴)을 실시했다. 그러자 중국 공산당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이 쏟아졌다. 급기야 ‘당천하’(黨天下)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비판을 제지하기 위한 반우파투쟁을 명목으로 조금이라도 당에 비판을 가하는 사람을 모조리 탄압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지식인이 우파로 몰려 사회적 지위를 강등당하고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 무려 55만여명에 달한다. 특히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지면서 우파라는 낙인은 신분·학위·직무·직함에 앞서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지식인들이 차이와 다름을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적 환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지난 일은 결코 연기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저자의 외침이 와 닿는다. 한국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수구보수 대 종북좌파’라는 낡은 프레임으로 공존의 대상을 적으로만 규정하는 정치권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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