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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예산국장 "韓조선사에 연방계약 기회 열어야…투자기업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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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03 04: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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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보트 국장, 허드슨연구소 대담서 발언
"韓·日 어떻게 배 만드는지 배우고 美에 적용"
한화 필리조선소 투자 모범사례로 직접 거론
"한국과 美조선소 재건 관련 많은 대화 진행중"
美조선 한계…"배 원하면 외국인 투자 활용해야"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조선산업 재건을 총괄하는 러셀 보트(Russell Vought)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이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조선업체들에 연방정부 조선·선박 발주 계약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부족한 조선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기술과 노하우를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구상도 분명히 했다.

러셀 보트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허드슨연구소 영상)
러셀 보트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허드슨연구소 영상)
보트 국장은 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대담에서 한국의 대미 조선업 투자를 언급하며 “두 나라가 합의한 투자에 더없이 기쁘다”며 “한국의 파트너들은 내가 그 돈의 일부가 이 나라에서 쓰이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총 3500억달러(약 471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패키지에 합의했으며 이 가운데 1500억달러가 조선업 협력에 배정돼 있다.

보트 국장은 한화오션(042660)이 인수한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한미 조선협력의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필리조선소가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한화가 들어와 대규모 투자를 했다”며 “이런 기회를 위해 연방정부의 계약을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생각했던 대형 주계약업체들만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나라에 와서 투자하는 기업들에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기존 조선소의 재건뿐 아니라 유휴 부지와 신규 부지를 활용한 조선소 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측과 이런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보트 국장의 발언은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한국 조선업체에 미 연방정부 발주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하는 조선산업 재건 전략의 한 축임을 보여준다.

“韓·日서 배우겠다”…美조선업 한계 인정

보트 국장은 미국의 조선 역량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핀란드의 쇄빙선 기술을 활용하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일본과 한국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그들에게서 배우고 싶다. 그들이 어떻게 배를 만드는지 보고 이를 이곳에 적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핀란드 모델은 미국이 당장 확보하지 못한 선박 건조 기술과 생산능력을 동맹국에서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투자와 생산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보트 국장은 핀란드에서 초기 선박을 건조하는 대신 관련 업체들이 텍사스 갤버스턴과 플로리다 탬파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미국의 일자리, 미국의 조선소, 미국의 선박”이라고 규정했다.

한화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특히 그는 미국 조선소에 이미 막대한 건조 물량이 밀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조선소에 계약을 추가하면 인도 지연만 더 길어질 수 있다며 “지금 배를 원한다면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외국인 투자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조선 역량 약화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진단을 내놨다. 보트 국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300피트(약 91미터) 이상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미국 조선소가 49곳이었지만 현재 12곳으로 줄었다며 “더 많은 경쟁과 더 많은 생산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과거와 달리 조선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반면 “한국과 일본, 중국은 모두 조선업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며 미국 상업 조선업이 경쟁력을 잃은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미 해군 함정의 수리 능력도 문제로 꼽았다. 과거 11곳이던 공공 조선소가 4곳으로 줄면서 잠수함과 구축함, 항공모함이 제때 수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최소한 다섯 번째 조선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맹과 공생적 파트너십”…조선협력 장기화 시사

보트 국장은 동맹국의 역할이 미국 조선업 재건 초기 단계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자체 생산능력을 회복하면 동맹국과의 협력을 축소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실질적인 공생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면 미래에 대한 가장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인력과 프로그램, 선박을 미국도 활용할 수 있다며 “우리는 동맹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산업 재건 업무를 OMB에 맡긴 상태다. 보트 국장은 OMB가 여러 정부 기관을 조율해 조선정책을 실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핵심 업무를 열거하면서 재정적자와 정부 지출 축소 등과 함께 “미국 조선업을 복원하고 선단 규모를 확실히 늘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러셀 보트(왼쪽)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이 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리베카 하인릭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겸 키스톤 국방 이니셔티브 디렉터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허드슨연구소 영상)
러셀 보트(왼쪽)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이 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리베카 하인릭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겸 키스톤 국방 이니셔티브 디렉터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허드슨연구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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