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662개 음료수 생산…국내 최대 규모
지난 28일 방문한 충북 진천군 소재 삼양패키징 광혜원 공장에는 지난해 7월 준공을 완료한 아셉틱 설비 6호기가 100% 풀가동 중이었다. 삼양패키징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아셉틱 무균충전 시스템(Aseptic Filling System)은 음료 생산의 모든 공정을 무균환경에서 운영하는 첨단 음료 충전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유통 중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고온에서 오랜 시간 살균하고 냉장상태로 유통했다면, 삼양패키징의 아셉틱 무균충전은 초고온 순간멸균으로 음료가 지닌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고 맛과 풍미가 그대로 보존된 음료를 제공할 수 있다. 위생적이면서도 유통기한도 상대적으로 길다. 커피나 액상차 음료의 경우 보존료를 첨부하지 않아도 상온에서 12개월을 보관할 수 있다.
아셉틱 6호기 공장에 들어서니 모든 것이 자동화다.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이동한 제품에 로봇팔이 라벨을 덧씌우고, 제품 단위로 랩핑하고 박스로 포장해 창고로 옮기는 모든 과정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무인운반차(AVG)들만 바삐 움직일 뿐 근로자를 찾기 어렵다. 포장·검수 뿐만 아니라 음료 추출·배합, PET 성형, 살균 세척, 음료 충전 등 전 과정에 걸쳐 근무하는 직원은 총 8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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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모든 과정이 무균 상태로 이뤄진다. 또한 기존 고온 충전 방식의 경우 액상차 기준 PET병을 98도 고온으로 살균한 뒤 음료를 충전하고 40도 이하로 냉각하는데, 겨울에는 1시간 정도 소요됐다. 그 과정에서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향이나 맛이 변질될 우려가 컸다. 반면 아셉틱 방식의 경우 PET병을 135도 이상 순간 살균을 하고, 25도 급속 냉각 후 음료를 채운다.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5~7분 정도다.
김광남 아셉틱생산PU 생산2팀 팀장은 “아셉틱 챔버에 센서가 있어서 문이 열리면 무균 브레이크라고 경고음이 울린다”면서 “이후 생산 재개에 들어가기까지 무균 환경을 만드는데 4~5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고객사에 레시피 제안도…OEM 넘어 ODM까지
삼양패키징은 1979년 국내 최초 PET용기를 상업화한 이래 음료, 식품,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PET용기를 제조, 판매하고 있으며 2015년 아셉시스글로벌과 합병을 통해 본격적으로 아셉틱 사업에 진출했다. 아셉틱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이미 PET용기 매출을 넘어선 지 오래다. 삼양패키징은 아셉틱 시장 점유율 70%로, 압도적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양패키징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음료개발팀과 아셉틱 설비를 200분의 1로 축소한 파일럿 설비이다. 이는 삼양패키징이 OEM(주문자 위탁 생산) 뿐만 아니라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사업자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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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양패키징은 추가 설비 구축을 고려해 인근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있다. 이 아셉틱생산PU장은 “아셉틱 시장의 경우 차류, 커피, 탄산 뿐만 아니라 단백질 음료 등 기능성 음료까지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3~4년 단위로 증설을 진행하고 있는데 향후 10호기 이상까지 증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