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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식 소주가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 때다. 그러나 1965년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지한 ‘양곡관리법’으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후 노동자의 애환을 달래주던 술, 현재의 ‘희석식 소주’가 ‘서민 술’로 자리 잡으면서 ‘소주’의 대명사가 됐다.
증류식 소주는 쌀이나 옥수수, 고구마 등 곡물을 발효, 숙성, 증류시켜 만든다.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넣고 알코올 도수를 일정 수준에 도달하게끔 희석시켜 만든 희석식 소주와는 제조 방법이 다르다.
이른바 ‘온더록 소주’ 문화를 만든 주역은 조태권 광주요그룹 회장이다. 1963년 도자기 회사로 시작한 광주요는 현재 화요(술)와 가온·비채나(음식)라는 브랜드를 키우며 식문화 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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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싱글 라이스 위스키’ 화요. 화요는 소주(燒酒)의 소(燒·불사를 소)자를 풀어쓴 이름이다. 화(火)는 불을, 요(堯)는 높고 귀한 대상을 의미한다. 요(堯)를 한 번 더 쪼개면 여러 개의 흙(土)이 나오는데 흙에서 나는 쌀과 천연 암반수로 발효한 술을 증류했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화요 제품으로는 화요17, 화요25, 화요41, 화요53, 화요X.Premium(XP) 등 5가지가 있는데 이중 화요XP만 오크통에서 5년 이상 숙성하고 나머지는 옹기에서 3개월 이상 숙성하는 방식이다. 오크통에 숙성한 화요X.Premium은 진한 황금빛을 띤다. 가격은 16만8000원으로 맥켈란 파인오크 17년(17만3000원) 등 유명 위스키 가격과 비슷하다.
이런 화요는 2003년 고급 소주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희석식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3년간 매출은 2015년 100억원에서 2016년 112억원, 지난해 14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200억, 내년 400억원 수준으로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조 회장은 “증류식 소주는 전통소주다. 이 술을 재연해 세계와 경쟁하는 술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화요’라는 증류식 전통소주를 빚게 됐다”며 “앞으로는 희석식 소주는 20년 안에 사라지고 증류식 소주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