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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브리핑]하이마트의 본질가치는?

김재은 기자I 2012.06.26 08:12:56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전날 외국인 매도공세에 삼성전자가 4% 급락하며 코스피지수는 1820선까지 밀려났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럽발 위기가 재점화하면서 글로벌 증시도 휘청이는 모양새다.

MBK파트너스를 새주인으로 맞은 하이마트(071840)가 7%이상 급락했고, 유력 인수후보였던 롯데쇼핑(023530)도 4%가량 빠졌다. 유통업계 경쟁심화 우려와 롯데쇼핑과의 시너지 창출 실패 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특히 그동안 증권업계에서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가져갈 경우 서로에게 최상의 조합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탓이다.

지난 25일 하이마트의 주가는 5만1300원수준으로 MBK 인수가격(8만원수준)에 비해 36%(2만8700원)나 할인된 상태다. MBK가 특정기간동안 고수익을 내고 지분을 팔아야 하는 사모펀드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적어도 3~5년내에 하이마트 주가는 MBK의 인수가격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고 있어 단시간내 하이마트 주가가 MBK의 인수가격에 수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하이마트의 본질적 기업가치를 따져보면 MBK의 베팅이 꽤 설득력있어 보인다.

유진기업은 2007년말 하이마트 지분 100%를 1조9500억원에 인수해 5년이 지난 지금 31.34%의 지분을 팔아 2000억원 이상의 매각차익을 가져갈 전망이다. 유진기업은 하이마트의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기준 매각가치 1조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100%를 얹어 인수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투자회수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진측이 인수할 당시 하이마트의 매출액은 1조4200억원 수준이었고, EBITDA는 1083억원이었다. 4년이 지난 지난해 하이마트의 매출액은 3조4000억원, EBITDA는 2945억원으로 유진이 인수한 이후 매출과 EBITDA가 각각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74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처럼 하이마트의 매출과 이익이 2~3배이상 커졌지만, 절대적인 매각가격은 5년전보다 되레 싸졌다.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 지분 65.25% 인수에 베팅한 1조2500억원은 2007년 동일지분 인수가격(1조2723억원)보다도 200억원이상 싸다. 다만 유진기업이 하이마트 인수 시 외부차입에 의존한 만큼 하이마트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1200억원에서 7100억원 수준으로 6배가량 크게 늘었다.

올 들어 선종구 회장의 횡령, 배임 등으로 하이마트의 신뢰도가 추락했지만, 국내 가전 양판업체중 독보적 1위의 시장점유율을 감안하면 롯데가 몇 푼 아끼려다 성장동력을 놓치는 OB맥주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올 초만해도 하이마트의 매각가격은 2조원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주당 10만~12만원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선종구 회장의 비리와 글로벌 위기 부각으로 MBK는 지난해 EBITDA기준 매각가치보다 27%가량 싸게 인수했다.

부즈앨런&해밀턴 조사에 따르면 M&A후 통합단계(PMI)에서의 실패확률이 53%로 사전단계(30%), 협상단계(17%)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즉, 사모펀드로서 MBK가 앞으로 하이마트를 어떻게 경영해 나갈지가 이번 M&A 성패를 가르는 주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재은 기자 alad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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