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도 포기 안해”…TV홈쇼핑 최신 소비트렌드 보니

김정유 기자I 2025.01.31 06:15:13

일상 속 최소한의 만족 추구하는 ‘아보하’
작년 홈쇼핑 인기품목 뷰티기기·주방용품
집에서 사용하는 품목, 고가여도 적극 투자
홈쇼핑 업계 “불황 속에서도 트렌드 이어질 것”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 속 심리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TV홈쇼핑 인기 상품군을 보면 홈 뷰티기기, 로봇청소기, 주방용품 등이 두각을 나타냈는데, 비교적 고가이지만 집 안에서 행복을 누리려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수요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CJ온스타일이 지난해 진행한 최화정쇼 모바일 라이브 방송에서 밀폐용기 브랜드 ‘바퀜’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CJ온스타일)
30일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홈쇼핑 채널에서 주문액과 주문량 기준으로 1위에 오른 제품은 에이피알(278470) 홈 뷰티기기 브랜드 메디큐브의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로 집계됐다. 또 다른 업체 브이티코스메틱이 출시한 홈케어 필링 상품 ‘톰 프로그램’도 론칭 4개월 만에 취급고 30억원을 기록했다.

홈 뷰티기기는 전문매장에서 받아왔던 피부관리를 집에서 단 10~20분만에 끝낼 수 있는 제품이다. 이 분야를 이끌고 있는 에이피알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메디큐브 에이지알 시리즈를 국내외 시장에서 총 300만대 이상 판매했다.

또 다른 TV홈쇼핑 채널인 GS샵에서도 지난해 홈 뷰티기기 주문액이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메디큐브는 물론 ‘듀얼소닉’, ‘쿼드쎄라’ 등의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 메디큐브가 30만원대, 나머지는 100만원대여서 비교적 고가에 속하지만 많은 주문이 이뤄졌다.

홈 뷰티기기 외에도 로봇청소기의 인기도 상당했다. GS샵에 따르면 지난해 ‘로보락’, ‘드리미’, ‘에브리봇’ 등 주요 로봇청소기 브랜드 주문액은 전년대비 47% 늘어난 300억원을 돌파했다. 50만원 이상부터 100만원 이상까지 고가에 속하지만 최근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역시 집 안에서 사용하는 주방용품도 지난해 홈쇼핑 채널에서 많은 선택을 받았다. 특히 밀폐용기와 음식물 처리기가 두각을 나타냈다.

CJ온스타일에선 주방용품 분야 재구매 1위 브랜드로 밀폐용기 브랜드 ‘바퀜’이 이름을 올렸는데 자체 기술로 식재료 보관기간을 타사대비 최대 5배 이상 늘려주는 게 핵심이다.

고물가에 집밥 수요가 확대되자 식재료를 오래 보관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GS샵에서도 지난해 밀폐용기 주문액이 전년대비 87%나 성장하며 기존 냄비와 프라이팬을 뛰어넘는 ‘주방용품 대장’으로 올라섰다.

음식물 처리기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 작은 크기에 인테리어 효과를 더한 ‘미닉스 더 플렌더’가 특히 인기를 끌었는데 CJ온스타일의 모바일 라이브 방송에서 1시간 만에 준비 수량 4400대가 완판되기도 했다.

이처럼 지난해 인기를 끈 TV홈쇼핑 상품들은 공통적으로 최신 소비트렌드인 아보하와 결을 같이 한다.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내용의 이 트렌드는 남에게 과시하기보다 자신에 집중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패턴을 뜻한다.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소비자들이 마냥 초가성비 제품만 찾기보다는 자신에게 꼭 필요하거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올해도 이 같은 아보하 트렌드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에서 사용하는 일상적인 상품도 좋은 제품을 사용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실제 지난해 주요 홈쇼핑 채널에서는 공통적으로 홈 뷰티기기, 주방용품, 프리미엄 식품 등의 제품군이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불황이어서 생필품 중심으로 소비를 제한하는 과정에서도 정말 갖고 싶거나 편리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선 과감한 소비를 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올해도 이 같은 양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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