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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무단 가동 여전해…통근 버스 운행 정황"

권오석 기자I 2023.04.12 07:55:56

12일 미국의소리(VOA) 보도
전자제품 생산업체 밀집 구역서 차량 여러 대 포착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이 개성공단 내 국내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정황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 시내 일대. (사진=연합뉴스)
12일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개성공단의 전자제품 생산업체 밀집 구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차량 여러 대가 촬영됐다.

과거 인터넷용 광통신 케이블과 커넥터, 인공치아 등을 생산했던 한국 중소기업 ‘제시콤’사가 위치했던 곳인데 버스 여러 대가 주차하면서 건물 앞 공터 바닥 상당 부분을 가렸다.

VOA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제시콤 건물 앞에 버스 8~9대가 정기적으로 정차하는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었는데, 전례로 볼 때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로 추정된다.

제시콤에서 발견된 버스는 현대 자동차의 `에어로시티`로 판명, 북한이 한국 기업 소유의 공장에 근로자를 정기적으로 출근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에어로시티 버스 1대당 적게는 25명에서 최대 50명(입석 시)까지 실어 나를 수 있는 점으로 볼 때 이 장소에서 포착된 8~9대의 버스로 이동한 근로자는 최대 450명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에 북한이 근로자를 동원해 제시콤 혹은 인근 공장을 무단 가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인근 다른 건물 공터에서도 움직임이 포착됐다. 반도체 부품과 전자제품, 유공압 패킹 등을 생산하던 한국 기업 ‘에스제이-지에스’의 공장 앞 공터에 희미한 하얀 물체가 공터 중심부에서 발견됐다. 과거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되던 시절 이곳에선 동일한 모습이 관측됐다. 당시엔 하얀색 트럭 여러 대가 공터에 주차하며 생긴 현상이었다.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은 120여개 국내 기업체가 최대 5만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했다. 하지만 2016년 2월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폐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북한이 공단 내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전날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사용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권 장관은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러한 위법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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