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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생도 64% "사관생도 자질 낮아져"…흔들리는 ‘엘리트 장교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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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6.08.09 10: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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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A, 장교·생도 대상 조사…“장교 직업 선호 저하 영향”
생도 90.6% "과거보다 사관학교 위상 낮아졌다"
육·해·공사 높은 경쟁률에도 정원 미충족 지속
육사생 22.2% ‘서울 입지’ 보고 선택…이전시 이탈 전망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역 장교와 생도 10명 중 6명 이상은 사관생도의 자질이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학 경쟁률은 여전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졌고, 자퇴와 임관 후 조기 전역 신청도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관학교 위기론의 본질이 단순히 학교를 합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수 인재 확보와 교육 경쟁력, 장기복무 유인 등 장교 양성체계 전반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 4월 국방부의 용역 의뢰를 받아 제출한 ‘사관학교 통합 추진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장교단과 생도에게 과거와 비교한 사관생도의 자질을 물은 결과 ‘낮아졌다’는 응답이 평균 64.1%에 달했다. ‘비슷하다’는 답은 31.1%였고 ‘높아졌다’는 응답은 4.8%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생도 자질 저하에 영향을 미친 요인 가운데 장교와 생도 모두 40% 이상이 ‘장교 직업 선호도 저하’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고 분석했다. 생도들 가운데서는 ‘생도생활의 자율성이 낮아서’라는 응답도 30.8%였다.

특히 장교단의 86.6%, 생도의 90.6%가 과거보다 사관학교 위상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현재 사관학교의 위상을 ‘국내 20위권 대학 수준’으로 본 비율도 장교단 56.6%, 생도 56.1%였다. 위상 하락 이유로는 장교단과 생도 모두 ‘우수 생도 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고, 교육 자율성·개방성 부족과 민간대학 대비 낮은 교육의 질과 여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82기 졸업식에서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등 주요직위자들이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82기 졸업식에서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등 주요직위자들이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합 문제의 또 다른 변수가 ‘입지’라는 점도 드러났다. 특히 육사의 서울 소재가 우수 인재 유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재학 중인 생도에게 해당 사관학교를 선택한 이유를 물은 결과 전체적으로는 ‘해당 군 장교 복무 희망’이 40.6%로 가장 많았고, ‘졸업 후 진로 전망’이 32.3%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육사 생도의 경우 22.2%가 ‘지리적 위치’를 선택 이유로 꼽았다. 이는 전체 평균 12.6%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반면 공사 생도 가운데 지리적 위치를 선택한 비율은 1%에 불과했다. 공사 생도는 62.9%가 졸업 이후 진로 전망 때문에 공사를 택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육사가 서울이 아닌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에도 국가에 기여하려는 사명감이나 군인으로서 소명의식을 가진 지원자는 계속 지원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도권 입지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육사를 지원했던 일부 지원자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경제적 혜택이나 직업 안정성을 중요하게 고려한 지원자일수록 서울이라는 입지를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통합에는 상당한 재정도 필요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대전·충청권이나 광주·전남권 등에 통합 캠퍼스를 새로 조성할 경우 3개 사관학교 완전통합에는 약 4306억원, 육군3사까지 포함한 4개교 통합에는 약 6029억7000만원의 건축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1·2학년만 통합 교육하고 3·4학년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 교육하는 ‘2+2 방식’의 경우 3개교 기준 2197억원, 4개교 기준 3056억3000만원으로 분석됐다. 건설에는 약 7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사관학교에 투입되는 비용 자체도 적지 않다. 2023년 기준 육사 생도 1명의 4년간 양성비용은 약 2억7029만원으로 일반대학 평균 7810만원의 약 3.5배 수준이었다. 육군3사의 2년간 양성비용도 1억4159만원이었다. 다만 보고서는 절대적인 양성비용 규모가 큰 것과 달리 물가상승 등을 감안한 실질적인 교육투자 증가세는 민간대학에 비해 정체됐다고 분석했다. 즉 비용을 많이 쓰면서도 교육시설과 교수진 등에 대한 투자가 효과적으로 집중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달 1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인근에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달 1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인근에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시스)
교수진 문제도 확인됐다. 교수 정원 충원율은 육사 93.3%, 해사 83.3%, 육군3사 78.6%인 반면 공사는 69.5%에 그쳤다. 민간인 교수 비율도 육사 32%, 해사 50%, 공사 27%, 육군3사 14%로 학교별 편차가 컸다. 보고서는 순환직 교수 제도 때문에 우수 교수 확보가 쉽지 않고 일부 교수의 전문성 문제도 교육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학교장의 짧은 임기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관학교장은 대체로 장성이 진급 후 거쳐 가는 보직으로 운영돼 실질적인 학교장 재임 기간이 짧고,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이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높은 입학 경쟁률과 달리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육사의 정원 대비 입교 인원은 2021년 330명 중 311명, 2022년 313명, 2023년 310명, 2024년 294명, 2025년 312명이었다. 해사는 정원 170명에 같은 기간 각각 164명, 163명, 159명, 168명, 163명이 입교했고, 공사는 정원 235명에 각각 213명, 195명, 224명, 205명, 227명이 입교했다. 특히 육군3사관학교는 정원 550명에 2021년 523명, 2022년 532명에서 2023년 464명, 2024년 389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460명으로 회복했다.

반면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여전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3군 사관학교 입학 경쟁률이 최근 최저 16.7대 1에서 최고 32.6대 1 수준으로, 2022년 하락한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육군3사의 경우 2026년 경쟁률이 1.7대 1로, 10년 전인 2017년 6.7대 1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높은 경쟁률에도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하는 현상은 단순 지원자 수보다는 실제 입교로 이어지는 우수 인재 확보가 사관학교의 과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5년 사관학교 정원 대비 입교 인원(출처=KIDA)
최근 5년 사관학교 정원 대비 입교 인원(출처=KIDA)
임관 이후 조기 이탈 문제도 커지고 있다. 사관학교 출신 장교는 원칙적으로 10년의 의무복무를 하지만 임관 5년 차에 제한적으로 전역할 기회를 부여받는다. 보고서는 육사 출신의 5년 차 전역 신청 비율이 최근 16%까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전역을 희망해도 군 인력운영 때문에 실제 전역하지 못하는 인원이 8~12.4%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를 사관학교에서 형성된 군인으로서의 가치관과 임관 이후 실제 복무 여건 사이의 연결고리가 약화된 결과로 해석했다.

KIDA는 결국 개별 사관학교가 우수 교수 확보의 어려움, 잦은 학교장 교체, 교육 자율성과 개방성 부족, 시설·인력의 중복 운영 등의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통합이 교육자원을 집중하고 합동성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봤다. 다만 보고서는 통합 자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며 각 군 고유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처우 개선과 인사제도, 진로 보장 등 제도적 여건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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