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은 미래에 고령자와 인공지능(AI) 로봇이 나눌 수 있는 대화다. AI 기술이 소셜 로봇에 적용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하는 윤호섭 박사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인공지능과 소셜 로봇 연구개발 동향을 설명했다. 윤 박사는 영상처리·패턴인식 전문가로, 지난 1991년 ETRI에 입사한 이래 번호판 인식개발부터 인간기계상호작용(HMI)까지 연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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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인식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 로봇’ 만든다
윤 박사는 그동안 축적한 영상처리·패턴인식 기술을 최근 소셜 로봇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 윤 박사가 개발한 시스템은 카메라, 센서, 카메라, 마이크 등으로 상대방을 확인하고, 60여개가 넘는 특정 지표로 얼굴을 구분해 자료를 추출한다. 이를 점수화해 기존 데이터베이스 속 가장 밀접한 사람을 찾아낸다.
이뿐만이 아니다. 머리 스타일, 의상, 연령, 성별도 인식할 수 있다. 사람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고, 놀람이나 웃음 등의 감정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는 다수의 소셜 로봇들이 개발됐지만 엄밀히 말하면 성공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윤 박사는 그 이유를 일회성 상호작용에서 찾았다. 로봇이 틀에 박힌 행동을 하고, 같은 서비스만 반복하다 보니 사용자들은 질여하거나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령 고양이처럼 행동해야 하는 애완 로봇이 그야말로 로봇처럼 움직이는 식이다.
윤 박사는 대상을 식별하고, 맞춤형 대응을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사물 인식, 패턴 분석 기술이 상호작용의 핵심”이라며 “얼굴인식부터 감정·행동 분석을 통해 로봇과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도울 수 있는 소셜 로봇 지능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딥뉴럴네트워크라 불리는 인공신경망 형태의 학습법이다. 번호판이나 얼굴을 인식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대상의 특징을 추출하고, 필터로 특징을 가려내 정보들이 축적되면 딥뉴럴네트워크가 학습을 도와 로봇이 특정 행동을 하거나 대화를 하도록 돕는다.
인간 닯은 로봇, 고령화 시대 ‘돌봄’ 수요 해결에 한몫
소셜 로봇은 고령화 시대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고령자가 간병인을 두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해 약통, TV 리모콘, 휴대폰 등의 사물을 찾고, 즐겨 보는 TV 드라마 내용을 분석해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AI는 데이터 축적이나 분석 능력이 우수하다. X레이 영상을 판독이나 법률 분석과 같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두각을 나타낸다.
다만, 소셜 로봇이 제대로 된 역활을 하기 위해서는 인식에 초점이 맞춰진 현재의 기술 개발에서 더 나아가 상호작용을 위한 판단과 표현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AI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결합해 인간 두뇌처럼 행위 분석부터 판단, 행동까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윤 박사는 “인공지능이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극히 일부 분야에서 현실화되고 있고 이제 1% 정도의 시작점에 있는 단계”라며 “고령화 사회에서 돌봄의 어려움을 AI가 접목된 로봇이 안정적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