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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결산] K바이오 ‘기술수출 11조’...마일스톤 매출도 ‘쑥’

김지완 기자I 2021.12.22 07:40:26

11월까지 11조4041억 기록...작년 10조 넘어서
전통제약사와 바이오텍 모두 기술수출 활발
마일스톤 유입도 꾸준해 주수익원으로 자리잡아
한올바이오파마 "역대 최고 기술수출료 기록할 전망"
"최근 임상초기 단계 넘어서도 라인센싱 살아남아"
"치료제 펀더멘털 좋아져...내...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규모가 1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개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매출도 제약사의 주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1일 관세청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K바이오 올해 기술수출 금액은 지난 11월 말까지 11조4041억원에 달했다. K바이오 기술 수출액은 지난 2018년 5조3706억원, 2019년 8조5165억원, 지난해 10조1488억원 순으로 늘어났다.

우선 바이오텍 선전이 돋보인다. 레고켐바이오(141080)는 올해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 체코 소티오바이오텍 등과 총 1조6364억원 규모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보로노이는 미국 회사 두 곳과 총 1조3800억원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고형암·유방암 치료제 등을 기술수출했다. 올릭스(226950)는 지난 11월 중국 한소제약과 ‘비대칭 짧은 간섭 RNA’(siRNA) 치료제 개발을 위해 53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올해 기술료 매출은 올 3분기까지 106억원을 기록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마일스톤 매출로 2017년 45억원, 2018년 61억원, 2019년 126억원, 지난해 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4분기 유입분을 고려하면 올해 역대 최고 기술료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내년 이뮤노반트가 ‘HL161’ 중증근무력증 임상 3상 개시함에 따라, 기술료 수익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꾸준한 마일스톤 유입으로 18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는 지난 2017년 중국 하버바이오메드(Harbour BioMed)에 자가면역질환치료제 ‘HL161’과 안구건조증치료제 ‘HL036’의 중국 판권을, 미국 로이반트(Roivant)에 ‘HL161’의 미국 및 유럽 판권을 각각 기술수출했다. 총 계약 규모는 7000억원이었고, 계약금으로 401억원을 수령했다. 이뮤노반트는 지난 2019년 ‘HL161’ 임상 2상을 개시했다.

한올바이오파마 연구원의 실험모습. (제공=한올바이오파마)


전통 제약사들은 올해도 활발한 기술수출을 이어갔다. 녹십자랩셀(144510), 대웅제약(069620), 한미약품(128940) 등이 맺은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총 3조6992억원에 이른다.

임상 단계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도 눈에 띈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마일스톤, 계약금 등 라이선스 수익을 얻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Janssen)에 1조 4000억원 규모로 항암 신약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한 이후 1000억원 가량의 마일스톤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에 기술 이전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가 유럽 임상 1상에 착수하면서 약 118억원의 마일스톤을 확보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과 총 1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팜(326030)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마일스톤 유입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세노바메이트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유럽 ‘안젤리니파마’(Angelini Pharma)로부터 약 1200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첫 기술료 수익이 기대되는 기업도 있다. JW중외제약(001060)은 ‘덴마크 레오파마’(LEO Pharma)가 아토피피부염 치료신약물질 ‘JW1601’의 임상 2상에 진입하며 첫 마일스톤을 받게됐다. 지난 2018년 2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지 3년 만이다. JW중외제약은 임상 2상, 3상 개발과 임상 완료 후 허가, 상업화 등 개발 단계에 따라 4580억원 규모의 기술료를 레오파마로부터 수령할 예정이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마일스톤은 임상 성공과 임상 단계 진전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신약 개발 시장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의미”라며 “최근엔 기술수출 ‘라이센싱’(Licensing)이 임상 초기를 넘어서도 계속 살아남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엔 기술수출을 하면 실제 유입액은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합쳐 전체 계약금액의 1/3에 불과했다고 부연했다.

이 부회장은 “이제는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기술이전은 자연스러운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며 “국내 바이오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개발 중인 신약 임상데이터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치료제 펀더멘털이 좋아진 만큼 내년엔 올해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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