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조정에 합격점을 줬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는 올 들어 지난 5월말까지 26개사(신평 3사 중복 포함)의 등급을 하향했고 69개사의 등급 전망을 낮췄다. 반면 등급이 오른 기업은 6곳, 전망이 상향된 곳은 7개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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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운용사 크레딧 담당자는 “코로나19이후 글로벌 신평사가 공격적으로 등급을 하향하는데 비해 국내 신평사는 아웃룩을 먼저 내리고 이후 등급을 내리는 식으로 절차를 지키고 있다”며 “금융위기보다 기업 신용등급 충격이 크다면 더 크게 조정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B운용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커 신평사가 일시적으로 다 강등하는 것보다 부정적 전망을 걸어놓고 하반기 상황을 보는 게 맞다”며 “나타나는 숫자(실적)만 보면 당장 떨어뜨리는 게 맞지만 누구도 어떻게 풀릴 지 몰라 시차를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으로 확산했지만 아직 국내 기업의 등급 하향은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부정적` 꼬리표를 단 기업 중 하반기 이후 등급 하향이 본격화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도 맞닿아 있다. 크레디트 전문가 중 58.5%(96명)는 기업 신용등급이 하반기 이후 하향추세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고 21.3%(35명)은 내년 이후 하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관들이 지난해부터 크레딧물 비중을 늘려온 만큼 자신이 보유한 크레딧물에 대한 공격적인 등급 조정을 원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실제 자산운용사의 신평사 등급조정에 대한 점수(5점 척도)는 평균 3.52점으로 전체 응답자 평균(3.35점)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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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크레딧 전문가 긴급 설문조사는
연기금, 증권, 운용, 보험, 은행 등에 소속된 크레딧 애널리스트, 채권 매니저, 브로커, 투자은행(IB) 담당자 등 전문가 166명이 응답했고 이중 크레디트 업무 1년 미만인 2명을 제외한 유효응답자 164명의 설문 결과를 토대로 분석했다. 담당업무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 53명 △채권매니저 78명 △채권브로커 12명 △기타 21명이다. 소속기관별로는 △증권 66명 △운용 48명 △연기금 공제 19명 △보험 18명 △은행 10명 △기타 3명이다. 이와 별개로 국내 신용평가 3사에도 신용평가 업무와 이해상충이 없는 부분에 한해 설문을 진행해 30명의 유효응답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