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깅페이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픈 모델의 현주소: 2026년 여름 관측 보고서’를 공개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허깅페이스 허브에서 발생한 모델 출시, 다운로드, 파생 모델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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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깅페이스가 올해 다운로드 상위 25개 모델과 ‘좋아요’ 상위 25개 모델을 비교한 결과, 두 목록에 동시에 포함된 모델은 단 하나뿐이었다. 최신 초거대 모델이 출시 직후 많은 관심을 받더라도 실제 개발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모델은 다르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계 센텐스 트랜스포머스(Sentence-Transformers)프로젝트 팀이 만든 ‘all-MiniLM-L6-v2’다. 2022년 출시된 이 모델은 올해 7개월 동안 약 15억 5000만 회 다운로드됐다. 반면 좋아요는 5156개에 그쳤다.
반대로 올해 큰 관심을 받은 중국 문샷AI의 ‘Kimi-K3’는 좋아요 1개당 약 60회의 다운로드가 발생했다. 허깅페이스는 좋아요가 시장의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다운로드는 실제 파이프라인에서 모델이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큐웬, 파생 모델 15만 개… 문샷보다 다운로드 55배
이런 ‘실제 채택’ 경쟁에서 두드러지는 모델이 알리바바의 큐웬이다.
허깅페이스에 등록된 큐웬 기반 파생 모델은 약 15만 1000개에 달한다. 메타 전체 모델에서 나온 파생 모델보다 2.6배, 라마(Llama) 계열보다 4.7배 많은 규모다.
다운로드 격차는 더욱 크다. 올해 큐웬 계열 모델의 다운로드는 약 20억 4500만 회로 집계됐다. 프론티어급 모델에 집중하는 문샷의 약 3700만 회보다 55배 많다.
큐웬이 강력한 개발자 기반을 확보한 배경에는 폭넓은 모델 라인업이 있다. 큐웬은 소형 로컬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까지 다양한 크기의 모델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허깅페이스는 큐웬의 경쟁력으로 △정기적인 출시 △소형부터 초대형까지 아우르는 모델군 △개발자가 활용하기 쉬운 개방적 라이선스를 꼽았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장비와 용도에 맞는 모델을 같은 생태계 안에서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큐웬을 기반으로 한 파생 모델이 다시 늘면서 개발자 생태계가 확대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초거대’… 미국은 ‘AI 반도체’로 맞불
오픈 모델의 규모 경쟁에서는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중국 연구소들이 공개한 최대 오픈 모델은 월별로 7540억 파라미터에서 최대 2조 7800억 파라미터에 달했다. 미국 모델보다 훨씬 큰 규모다.
문샷AI, 미니맥스, 샤오미, Z.ai 등은 70B 이상의 초거대 모델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작은 모델을 단계적으로 키우기보다 처음부터 최상위 성능을 겨냥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났다.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기업들이 오픈 모델 생태계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두 회사는 각각 200개 이상의 신규 모델 저장소를 공개했다.
자사 반도체에 최적화한 모델을 공개해 칩 성능을 입증하고, 개발자를 자사 하드웨어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중국은 ‘가장 큰 모델’, 미국은 ‘모델과 하드웨어 생태계’를 앞세워 경쟁하는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정작 많이 쓰는 건 1B 미만 소형 모델
초거대 모델 경쟁과 실제 사용 현장 사이에는 큰 간극도 확인됐다.
허깅페이스에서 파라미터 수가 확인되는 모델 가운데 1B 미만 모델이 전체 누적 다운로드의 83%를 차지했다. 100B 이상 모델의 비중은 1%에 불과했다. 올해 다운로드만 놓고 봐도 70B 이상 모델의 비중은 3% 수준이다.
개발자가 실제 보유한 하드웨어에서 구동할 수 있는 모델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모델 자체보다 모델을 실제 환경에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실행 레이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픈소스 로컬 추론 도구 ‘llama.cpp’와 모델 실행 포맷인 GGUF다. 최근에는 2조 8000억 파라미터급 초거대 모델까지 GGUF로 변환돼 일반 소비자용 기기 여러 대에서 분산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최근 7개월 동안 모델 저장소는 21.5% 증가한 반면 GGUF 관련 저장소는 464% 늘었다. 로봇 개발 플랫폼인 ‘lerobot’은 194%, 애플의 ‘MLX’는 148% 증가했다.
단순히 더 큰 모델을 만드는 것보다 모델을 어디에서,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가 오픈 AI 생태계의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른 셈이다.
AI 에이전트, 허깅페이스의 새 사용자로
AI 에이전트의 부상도 오픈 모델 생태계를 바꾸는 변수다.
코딩 에이전트 등이 허깅페이스 허브를 직접 호출해 모델을 검색하고 데이터셋을 가져오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7월 허깅페이스의 에이전트 트래픽 가운데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드가 4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시장 변화 속도는 매우 빨랐다. 클로드 코드의 비중은 4월 67.8%에서 5월 6.4%로 급락하는 등 특정 에이전트의 지배력이 고착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허깅페이스는 에이전트가 단순한 정보 검색 도구를 넘어 허브에서 직접 모델과 데이터셋을 선택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 사용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가 보여주는 오픈 AI 시장의 변화는 분명하다. 초거대 모델의 파라미터 경쟁만으로는 생태계의 승자를 가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실제로 사용하는지, 이를 기반으로 얼마나 많은 파생 모델이 만들어지는지, 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다양한 사용 환경을 얼마나 지원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허깅페이스가 큐웬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이유다. ‘가장 큰 모델’을 만드는 경쟁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다시 만들어지는 모델’을 확보하는 경쟁으로 오픈 AI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다만 허깅페이스는 다운로드와 좋아요, 파생 모델 수가 모델의 품질이나 상업적 채택, 시장점유율을 직접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허깅페이스 허브에서 발생한 활동을 바탕으로 한 지표인 만큼 오픈 AI 생태계 전체를 보여주는 수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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