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지난해산 사과 저장 물량은 4만 4000t(톤)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산 사과 생산량(39만 4000t)의 11.1%에 불과하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0일 3월말 기준 사과 저장 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감소한 7만9000t으로 추정했는데, 여기에 절반 수준 정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올해 햇사과가 7월 말 정도부터 출하되는 걸 고려하면 앞으로 3개월 이상 가격이 안정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과는 올해 햇과일이 나올 때 까지는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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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과일 물가가 지난달 물가를 다시 3%대로 끌어올린 주범으로 꼽히는 만큼 4월 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1% 오르며 한 달만에 다시 3%대 물가로 돌아왔다. 특히 신선과실 물가가 41.2%나 올랐다.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귤 78.1% △사과 71.0% △배 61.1% △토마토 56.3% △딸기 23.3% 등이다. 과일·채소류가 반영되는 신선식품지수 상승률도 20%를 기록해 2020년 9월(20.2%)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농식품부는 5월부터는 참외·수박 등 여름 제철 과일이 나오면서 체감 물가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참외 작황이 회복됨에 따라 5월부터 지난해 수준으로 공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 수박 역시 지난해 수준으로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봤다.
참외는 올해 2월 눈·비가 자주 내리는 등 기상 여건이 좋지 못해 초기 작황이 다소 부진하였으나, 최근 생육이 호전되고 있다. 우리나라 참외 생산의 79%를 차지하는 경상북도 성주군에서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기상 여건 영향으로 출하가 늦어진 물량과 4월에 착과된 물량이 5월 초 함께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 부진했던 참외 작황이 많이 회복되었고 식물체 상태도 양호해 5월에는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름이 제철인 수박도 안정적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 조사에 따르면, 6월 출하 면적은 전년 대비 1.6%, 7월 출하 면적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생육기 기상 여건이 양호하다면 여름철 수박 출하량은 전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여름철 수박 주 출하지인 충북지역 작황도 양호하다. 2월 중순 ~ 3월 상순에 밭에 심은 일부 농가에서 정식 초기 일조 부족으로 뿌리 활착 불량 등 생육 지연이 있었지만, 기온이 높아지면서 현재 대부분 생육을 회복했다.
농식품부에서도 제철 과일 공급 안정을 위한 생육 관리는 물론 납품단가 지원 할인을 통한 체감 물가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는 생육 단계별 농업 기술 지도를 확대하는 한편, 일조 부족에 따른 생육 지연 회복을 위해 영양제를 공급하고 비닐하우스를 세척해 투광률을 높이는 등 작황 관리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 현재 참외에 대해서는 납품지원 단가 2000원을 지원하고 있고, 수박의 경우 5월 수급 상황에 따라서 납품단가 1000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정책관은 “제철과일로 소비를 유도하는 형태로 정책을 추진해 최대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