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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3~4월에 가격이 많이 오른 13개 품목을 대상으로는 204억원을 투입해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단가 인하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적으로 납품단가 지원은 대파·배추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을때만 15억원 정도 수준으로 지원했었다. 하지만 최근 워낙 과일·채소를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유통업체의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례적으로 이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납품단가 인하 지원을 하는 품목은 △배추 포기당 500원 △대파 1kg(이하 단위 동일) 당 1000원 △고춧가루 2000원 △시금치 1000원 △오이 1000원 △애호박 500원 △청양고추 2100원 △파프리카 1900원 △토마토 1800원 △사과 1000원 △감귤 500원 △참외 1000원 △딸기 1600원 등이다.
실제 이처럼 납품단가를 인하 할 경우 할인지원과 달리 직접적으로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통계청이 매달 소비자물자지수를 조사할 때, 마트나 시장에서 정부의 할인지원이 포함된 가격이 아닌 가격표를 중심으로 조사를 하기 때문이다. 예컨데 마트에서 배추를 원래 포기당 1000원 하던 것을 20% 할인지원 할 경우, 소비자가 사는 가격은 800원으로 싸 지지만 물가조사에는 1000원으로 반영이 된다. 하지만 납품단가를 200원 지원할 경우 마트에 공급하는 가격 자체가 800원으로 내려가게 된다.
또 이들 13개 품목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를 봤을 때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기여도는 각 품목이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친 정도를 나타낸다. 2월 기준 납품단가 인하 지원을 한 품목들의 기여도는 0.56%포인트나 된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 가운데 약 5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대형유통업계에서 이번주까지 가격표를 다 바꿀 경우, 실제 다음달 물가부터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신선식품의 경우 가격변동이 크기 때문에 매월 초순, 중순, 하순 총 세 번 물가 조사를 한다. 구체적인 조사 날짜는 알려지지 않지만, 최소한 하순 조사에는 바뀐 가격표가 반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예전부터 납품단가 지원이 할인지원보다 물가 인하에 더 영향이 있다는 의견은 유통업계에서 나왔었다”며 “최근 워낙 먹거리 물가가 오르면서 정부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