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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4년 8월 23일 경부고속도로 천안IC 부근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동승자였던 아내 B(당시 24세)씨가 숨졌다. B씨는 당시 임신 7개월 차였다.
검찰은 A씨가 2008~2014년 씨를 피보험자로 자신을 수익자로 한 보험 25건에 가입하고 아내의 혈흔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등을 근거로 살인, 보험금 청구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A씨가 가입한 보험금은 원금 95억원에 지연 이자를 합치면 총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법정에서 ‘업무로 인해 21시간 이상 숙면하지 못해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서 졸음운전을 해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범행 동기가 선명하지 못하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A씨는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쳐 2021년 3월 살인과 사기 등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확정받았다. 그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금고 2년을 확정받았다.
A씨가 교보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의 1, 2심 재판부도 “이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 계약을 맺었다거나 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배우자를 살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가 보험 모집인 등 설명을 듣고도 자신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체결에 동의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필로 피보험자란에 서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가 결혼 후 매년 꾸준히 가입해온 점, 배우자와 나이 차가 커 보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A씨 진술 등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또 차량 사고로 A씨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었다는 점도 고의 사고로 단정할 수 없는 근거로 봤다.
A씨는 2021년 10월과 지난해 8월 삼성생명보험과 NH농협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는 승소했고 미래에셋생명보험과 라이나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소송은 패소했다.
A씨와 보험사 측은 패소 건에 대해 항소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